유통업계, 홈플러스 인수 뜸들이는 까닭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유통업계, 홈플러스 인수 뜸들이는 까닭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6.20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조 원 달하는 매각금액, 형평성 맞지 않아 부담 가중…역성장 이어온 실적부진, 인수에 큰 영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떠도는 숱한 매각설의 주인공인 대형마트 홈플러스 인수전이 예상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는 이유는 최근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탓에 유통업계가 일제히 매출 직격탄을 맞아 수조 원대에 달하는 대형마트 인수 작업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업계의 시각도 있지만, 홈플러스 자체가 수조 원을 들여 인수할 만큼 높은 투자가치를 지녔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공룡, 독과점 우려 혹은 인수가치 無매력?

▲ 최근 유통업계에서 떠도는 숱한 매각설의 주인공인 대형마트 홈플러스 인수전이 예상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지난 5일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한 영국 테스코가 최근 HSBC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영국계 로펌인 프레시필즈와 한국 법무법인 태평양 등으로 매각자문단을 구성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현대백화점과 오리온, 농협, GS리테일 등으로 꼽혔다.

사모펀드인 KKR과 칼라일그룹, CVC캐피탈 파트너스, 어퍼니티 이쿼티 파트너스, BMK파트너스 등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홈플러스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은 더딘 것이 사실이다.

모기업 테스코는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과 은행의 차입금 상환 압박이 이어지면서 10~15조 원의 자본 확충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최근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

인수설이 처음 불거졌던 날인 지난 5일엔 루이스 테스코 회장이 홈플러스 매각을 위해 한국을 직접 방문,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과 면담을 갖고 한국 자산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롯데와 신세계는 현재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어 대기업의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모펀드 등을 활용해 홈플러스에 투자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지난 12일 제과업체 오리온이 홈플러스 모기업 영국 테스코의 매각주관사 HSBC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를 받았다. 노무라금융투자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한 오리온은 현재 이달 말 예정된 홈플러스 예비입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홈플러스의 매각설이 임박해보임에도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먼저, 인수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는 것이다. 테스코와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인수후보들에 보낸 투자설명서(IM)에서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대략 8조 원으로 평가했다. 또 보유매장의 임대보증금으로 돌려받을 돈도 5000억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 ⓒ뉴시스

전국 107개 대형마트와 828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슈퍼마켓)를 약 11년 동안 운영해서 벌 수 있는 금액으로, 오픈마켓과 모바일몰 시장이 급성장한 추세에 최근 위축되고 있는 대형마트 시장 가치로 따져보면 그리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아울러 앞으로 10년 이상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2조8669억 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가 8조 원에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번째로는 전염병 등에 따른 내수침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최근 2~3년 간 역성장을 해온 홈플러스의 가치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다수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2012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1년 5600억 원에 달했던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2012년에 4400억 원으로 줄더니 2013년에는 3300억 원까지 주저앉았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홈플러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경품조작, 실적악화, 고객정보 장사 등 부정적인 이슈에 연이어 휘말린 바 있어 인수후보들이 이미지 타격을 감안하고 사들이기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적악화·부정적 이슈·노조규탄 등 홈플러스 매각 ‘산 넘어 산’

설상가상으로 홈플러스 노조도 매각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인수작업이 평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할 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반대 성명을 내놨다.

노조 측은 “분할매각이나 투기자본인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매각이 시도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홈플러스 전체 직원들과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사모펀드 투자 형태와 더불어 노조와 협의하지 않은 ‘비밀매각’에 대한 규탄에 나선 바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아직까지 테스코에서도 (홈플러스)매각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본사 측에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단언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