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메가뱅크 본격화... 어윤대, 당면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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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메가뱅크 본격화... 어윤대, 당면 과제는?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6.1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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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효과' 시작부터 삐걱... KB금융 주가 약세로 마감
국내 최대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됐다.
어 내정자는 회장 후보 최종 면접에서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과 경쟁을 벌여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로부터 15일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회추위는 “어윤대 후보가 실현 가능한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헤쳐나갈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로 추천된 어 내정자는 1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서 다음달 13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이로써 KB금융은 강정원회장 퇴임 이후 9개월간 공석인 자리에 수장을 들이면서 메가뱅크로의 서막을 알렸다.
 
하지만 어 회장에게는 조직통합, 경쟁력 회복, 관치논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어 내정자는 이미 인수합병을 통한 메가뱅크론을 강조한 만큼 KB금융의 대형화가 급물살을 탈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15일 기자회견에서 "KB금융을 금융계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며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어 내정자는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세계 50위권의 대형은행이 탄생해야 한다"는 나름의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이달 중 우리금융 지분 매각 공고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아직 민영화 절차 논의 날짜를 잡지 못한 상태여서 그의 구상이 실천되기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는 해이 해진 KB금융의 기강을 추스르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당면과제도 안게 됐다.  

어찌보면 KB금융이 메가뱅크로 가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조직의 슬림화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 내정자는 “경영합리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능률을 높이는 합리화에 초점 맞추고, 흐트러진 조직문화를 추스리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 합리화를 위해 본사 유휴 인력을 영업으로 돌려 경쟁력을 키우거나 분사 등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직원들의 반발 우려가 있다는 점. 어 내정자는 유휴인력의 이동이 반드시 인력감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가지치기는 필요하고 관리직원들을 영업인력으로 돌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어 내정자는 "능력 있는 사람이 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외국인, 한국인, 외부 인사도 괜찮다"고 말함으로서 사실상 조직 정비를 시작했다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어윤대위원장의 내정을 두고 한국 은행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어 내정자가 현장 경험이 없고 또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곱지 않은 시각을 내비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따라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KB금융의 주가는 15일에 이어 16일에도 약세로 마감됐다. KB금융 16일 주가는 1450원(2.83%) 하락한 4만9750원에 거래장을 마감했다.
 
이는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세가 이어진 때문으로 어윤대 내정자의 '관치'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어 내정자를 '이 대통령의 친구'로 소개하며 "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 정부 관료 출신이 KB를 지배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KB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발언을 전했다.
또한 "어 내정자의 프로필을 보면 매우 친정부적"이라며 "황영기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업계에선 당국이 공적 지배 구조의 KB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도 기대반 걱정반이다. KB금융에 수장이 생기면서 인수합병의 가속화로 성장은 예상되지만, 어윤대 효과를 보기 위해선 불확실성 해소가 먼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가는 최근의 KB금융 주가 하락은 어 내정자가 밝힌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에 대한 확실성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어 내정자가 예전부터 우리금융 인수를 통한 메가뱅크론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인수에 나설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의 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병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M&A에 따른 성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진 방향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전까지 단기적인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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