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갑질 논란 불거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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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갑질 논란 불거진 진짜 이유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6.2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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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자료 분석해 점수 매긴 것”vs“정확한 평가 기준·근거 부족, 억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최근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증권사 연구원에게 자사와 관련해 불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삭제할 것을 요구해 때 아닌 ‘갑질’ 논란이 일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갑질이 아닌 이의를 제기한 것뿐, 오히려 근거 없는 평가 점수 때문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의 유통을 담당하는 A 연구원은 전날 오후 현대백화점 B 부사장으로부터 시내면세점 입찰 후보자를 평가한 보고서를 문제 삼아 항의하는 전화를 받았다.

B 부사장은 자사에 최저 점수를 매긴 보고서를 낸 증권사에 해당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내리라고 요구했다.

앞서 A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7개 대기업 면세 후보자를 분석해 점수화했는데, 현대DF가 최저 점수인 570점을 받았으며 SK네트웍스는 94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면세점 입찰 후보자 평가기준에는 △특허보세 구역 관리 역량, △경영인의 경영능력, △주변 환경, △중소기업제품 판매 실적, △이익의 사회환원 노력 등이 포함됐는데, 현대DF는 면세점 전무하다는 이유로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와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 2가지였다.

이에 격분한 B 부사장은 A 연구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무슨 기준과 자격으로 면세점 후보자들을 평가했는지 항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러스투자증권

A 연구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B 부사장이 이틀 내에 보고서를 홈페이지 등에서 내릴 것과 보고서 내용이 인용된 기사를 모두 삭제할 것, 보고서가 잘못된 내용이었음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B 부사장이 요구한 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현대백화점이 입은 손해에 대해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이에 증권계는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분석과 의견은 외압과 이권의 개입 없이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분석·작성해야 한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해당 연구원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리포트를 내리거나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일단 보고서의 객관성과 평가기준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이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확한 기준과 잣대 없이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 하에 매겨진 점수로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돼 안타깝다“며 “그동안 회사가 경영능력이나 재무건전성 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평을 받아왔는데 갑자기 이런 평가 보고서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가 ‘협박 받았다’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했는데, 근거 없는 보고서에 대한 이의제기일 뿐 전혀 협박 같은 건 없었다”며 “또 (애널리스트에게)공개한 보고서 점수의 평가 기준이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음에도 확고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기업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일자 금융감독원도 진상 파악에 나섰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엔 제한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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