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김무성, 시작된 '60일 전쟁'…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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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vs. 김무성, 시작된 '60일 전쟁'…누가 웃을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6.29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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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총공세'-'무대의 버티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링 위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격에 잔뜩 움추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코너에 몰려있는 형국이지만, 공(gong)이 울린 지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게임의 끝을 알리는 공이 울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60일 남짓. 여름이 지나 9월이 되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일정이 개시된다. 예산안도 논의해야 한다. 더욱이 오는 2016년은 차기 총선이 치러지는 해, 올해 하반기는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선거정국'에 돌입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60일 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을 수 있는 승리자는 누굴까. '김무성 체제'가 유지되느냐, 친박(친박근혜)에게 다시 힘이 넘어가느냐, 박근혜·김무성이 펼칠 한 여름날의 뜨거운 공방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왼쪽),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박근혜 정권의 집권 3년차도 어느덧 절반이 흘렀다. 그사이 당·청 간 권력 지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全)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화려하게 청와대에 입성한 박 대통령은 잇따른 경제 정책 실패와 '정윤회 문건',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 등으로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정권이 국정 동력을 상실하자, 본래 새누리당의 주류였던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도 자연스레 힘을 잃었다. 그리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비주류 김무성이 친박 좌장 서청원을 꺾고 당대표로 선출되기에 이르렀다.

'개헌 봇물' 발언으로 잠시 청와대의 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김무성 대표의 힘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졌다. 급기야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 유승민이 친박 이주영을 눌렀다. 'K·Y 체제'가 공식적으로 수립된 것이다. 김 대표는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고, 유 원내대표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권력의 추는 청와대에서 당으로 기울었고, 소속 의원들은 K·Y 뒤로 몸을 옮기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대로 가면 친박은 차기 총선에서 생존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추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국회법 개정안'은 K·Y가 영 마뜩찮았던 박 대통령과 친박에게 좋은 구실이 됐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라는 '카운터펀치'를 '김무성 체제'에 날렸다. '배반의 정치'라는 강도 높은 발언까지 해가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친박계도 원내에서 박 대통령을 거들고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유 원내대표가 '타깃'이지만 사실상 김 대표를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유 원내대표 압박으로 '김무성 체제'를 붕괴시키고, 친박 인사들의 차기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면서, 정권에 대한 레임덕을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는 심산이라는 것.

'친박의 총공세'-'무대의 버티기'

그런데 상황은 박 대통령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평소 행실이나 정치적 소신으로 미뤄봤을 때, 반격을 할 것으로 예측했던 유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고개를 숙인 것. 하지만 그 이면은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셈이다.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K·Y'의 버티기를 풀지 못하면 정치적 입지 축소로 이어질 게 자명하기 때문. 일각에서는 서청원, 이정현 등 친박계 지도부의 총 사퇴설까지 나온다. 유승민 퇴진을 넘어 김무성 체제 해체를 위해 공격의 칼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반면, 김 대표 입장에서는 딱 60일만 견디면 유리한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박 대통령은 60일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기 부담스럽다.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안 심사 등으로 바쁜 의정 활동을 정권이 방해하려든다는 뭇매를 맞을 수 있고, 올 하반기 이후에는 사실상 '총선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에 당내 여론도 마뜩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설사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표명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김 대표에게는 오히려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마뱀의 꼬리'처럼 작용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물론 이로 인해 김 대표는 상당한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되고, 지도부를 친박 인사로 갈아치우려는 박 대통령의 입김도 거세게 이어지겠지만, 이를 버틴다면 후에 김 대표가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친박의 총공세'와 '무대의 버티기' 국면이 형성되는 것.

박 대통령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9~10월 중에 방미 일정을 재추진키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이 오기 전에 김무성 체제와의 당내 파워 게임을 매듭짓겠다는 속내가 드러난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차기 총선을 목전에 둔 의원들의 생존 싸움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조기 레임덕 문제가 맞물렸다"며 "김무성 체제가 유지되느냐, 친박에 다시 힘의 추가 넘어가느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관건은 김 대표가 과연 얼마나 버티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있다. 올 여름 안에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를 열고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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