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정국…튀는 김태호, '친박 교감' or '독자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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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정국…튀는 김태호, '친박 교감' or '독자 노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02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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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김태호는 왜 유승민 퇴진에 앞장서나
"좀 더 큰 정치인 되기 위한 밑그림", 대권 행보?
차기 총선 종로구 출마설도 일각에서 제기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김태호 최고위원(가운데)이 '유승민 사퇴'를 촉구하자 김무성 대표(가운데 위)가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는 씁쓸한 표정이다. ⓒ 뉴시스

거부권 정국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행보가 유난히 눈에 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그가 다른 누구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 최고위원이 친박에 합류한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독자 세력 구축에 나선 것인지 말이 많다.

'친박 교감설'은 지난해 10월 김 최고위원이 돌연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처음 제기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며 애절하게 말해왔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오히려 '개헌'을 운운하면서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가슴이 많이 아프실 것"이라며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당·청 관계는 김무성 대표의 잇따른 '개헌 발언'으로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상태였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돌발행동이 무척 고마웠을지도 모른다. '이 한 몸 다 바쳐' 박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셈. 친박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구체적으로 상의한 바가 없기 때문에 내가 보기엔 상의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그렇다"고 애매한 말을 남겼다.

이후, 김 최고위원이 '김재원 청와대 정무특보 임명' 등 청와대의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친박 교감설'은 자연스레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유승민 정국' 속에서 그가 여느 친박계 의원보다도 수위 높은 발언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친박 교감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가 당과 나라를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는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날 최고위는 김무성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떠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정계에는 김 최고위원이 친박계에 '무언가 책잡힌 게 있는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돈다. 전력이 있기 때문. 그는 지난 2007년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바 있고,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 2011년 선거법 위반과 성추문으로 인해 곤혹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확인되지 않은 추측에 불과하다. 정계의 중론은 김 최고위원이 본격적으로 '독자 세력 구축'에 나서려 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는 대망이 있는 정치인이다. 대권 도전 의지를 언론을 통해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 김 최고위원으로서는 여권의 전면에 서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싶은 속내가 분명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과 친박의 연이은 압박으로 'K·Y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이번 사태로 인해 '김무성 체제'가 붕괴된다면 새누리당은 차기 총선 준비를 위해 새 지도부를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

김 최고위원의 튀는 행보 이면에는 '유승민 퇴진론'을 주장하면서 'K·Y 체제'와 선을 긋고, 친박계와는 조금 다른 차별적인 독자 노선을 구축해, 새 지도부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곧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 가는 첫걸음이 된다.

실제로 최근 기자와 만난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노리려 한다는 말이 있다"며 "좀 더 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정치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지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친박과의 교감보다는 독자 노선 구축에 더 무게가 실린다"며 "청와대 또는 친박에 책잡혔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소설에 불과하지 않느냐. 친박계도 김 최고위원의 강경 발언에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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