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유통업계…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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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유통업계…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7.08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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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위기 돌파구 ‘사업 다각화’…젊은 소비층 잡기 주력, 모바일 유통채널 확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최근 유통업계의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저성장을 이어오던 유통업계가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전략을 신(新)사업으로 꾸리고 있는 추세다.

이는 업계의 특정 전문분야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관련분야를 키움으로써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기존의 핵심사업과 연관성을 둔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직접적으로 세컨드 브랜드 사업을 펼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매출 부진 돌파구, 모바일 시장…통신판매업 신규 사업목적 추가

식음료업계의 경우 통신판매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판매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판매 채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는 지난 4월 각각 통신판매 중개업과 무점포판매업을 신규 목적 사업에 추가하며 온라인 및 모바일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온라인몰이 성장하는 등 유통 환경이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라며 “특히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모바일 사업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번 주총에서 전자상거래업과 통신판매업, 무점포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온라인몰까지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처럼 업체가 판매 채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모바일 유통 채널의 성장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소비자들의 모바일을 통한 소비가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는 핵심 요소가 모바일 기술이 돼 다양한 모바일 구매 솔루션이 등장할 것” 이라며 “유통 업체들 역시 매출 부진의 돌파구와 소비패턴을 분석하기 위해선 이런 모바일 대안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최근 유통업체들은 IT기업과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O2O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자사 보도자료

유통 대기업 IT 사업군 점차 확대

실제로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O2O(Online to offline) 관련 시장이 15조 원, 모바일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4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업계는 IT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O2O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다소 침체된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업계는 온라인 채널을 구축해 매출 효과를 기대하려는 목적에서다. 

SPC그룹의 경우 직접 모바일 플랫폼 개발회사인 아이지에이웍스와 함께 합작법인 '해피모바일'을 설립했다. 아이지에이웍스가 보유한 애플리케이션과 광고 플랫폼 개발 노하우와 SPC그룹이 가진 해피포인트의 강점을 살려 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 것.

최근 멀티숍 레스모아가 모바일을 통해 슈즈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레스모아 모바일 앱’ 서비스를 론칭했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레스모아 모바일 몰의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신장하고 온라인 전체 판매량의 40%를 넘어설 정도로 상승세인 것에 주목해 모바일 앱 서비스를 론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어발 식 사업’ 우려, 비슷한 브랜드 줄줄이 론칭…골목상권 침해 불가피

일각에선 유통업계의 신사업 추진을 두고 특정 분야의 전문적 지식 없이 ‘문어발식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또한 대기업들의 다양한 사업에 중소상공인 업체의 피해가 불가피 할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E기업의 경우 패션, 외식, 스파, 호텔·레저 등 사업군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게다가 최근 면세점 입찰 전쟁에 뛰어들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브랜드를 론칭하며 각각의 사업군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경우가 지속될 경우, 외식과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중소기업과 지역상인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에서 승부수를 내거는 대기업과 달리 지역상인이 운영하는 매장에는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잦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이처럼 비슷한 사업군을 계속 늘리는 유통업계의 경우 제품의 전문성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며 “다양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순 있지만 대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골목상권이 침해된다는 점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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