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族 생존법②>혼자서도 잘먹는 ‘1인 가구’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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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族 생존법②>혼자서도 잘먹는 ‘1인 가구’ 체험기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7.11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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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인 가구’ 비율 증가…식당가·편의점·패스트푸드 등 ‘나홀로’ 식사 기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특별한 약속 아니면 끼니 정도는 혼자 먹는 게 편해요.” -직장인 허지은(여·25)-
“대형마트를 가지 않아도 가까운 편의점에도 있을 건 다 있어요.” -취업준비생 김우중(남·28)-
“혼자서 하기 애매한 것들이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는 추세죠.”-직장인 김진규(남·34)-

1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식사 문화가 조성되는 추세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나홀로 식사족이 함께 늘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1인 가구’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40%를 돌파했다. 3가구당 1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전체적인 비율을 보면 지난 2000년 15%에 그쳤던 1인 가구 비율이 2014년 26%까지 증가했고 2035년에는 약 34%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이런 추세에 생활유통 업체들은 1인 가구 즉, 싱글족의 소비 패턴에 발맞춘 상품과 문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식품산업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마트에서는 용량이 작은 소포장 식품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주요 상권에는 싱글족을 위한 식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기자는 실제로 1인 가구의 식사 문화를 체험해 보기 위해 2030세대가 밀집해 있는 '홍대 상권'을 찾아가봤다.

▲ 맥도날드 홍대점의 독특한 좌석이 눈길을 끈다. ⓒ 시사오늘

부담 적은 혼자만의 공간 ‘선호’…‘1인 식당’ 손님 북적

7일 이른 점심시간. 혼자서 간편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인 패스트푸드점을 첫 번째 방문 장소로 잡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 칸막이 좌석이 배치돼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싱글족에게는 유용해 보였다.

잠시 후 한 남성이 자연스레 칸막이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혼자 산 지 7년이 넘었지만, 아직 식당에서 혼자 주문해 먹기는 부담스럽다” 며 “상대적으로 패스트푸드점은 혼자 먹는 사람도 많고, 특히 이곳은 나를 위한 자리 같아서 편하게 있다 갈 수 있다”고 말했다.

▲ 홍대 인근에 위치한 1인식당에는 혼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꽉찼다. ⓒ 시사오늘

혼자만의 식사를 즐기는 장소는 이제 패스트푸드 전문점만이 아니었다.

홍대나 강남 같이 상권이 발달한 곳일수록 혼자 밥 먹기가 애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타깃으로 한 1인 식당은 속속 생겨나고 있었다.

이른 저녁 시간대 기자가 방문한 곳은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나드맘’ 식당.  한식 위주의 메뉴를 자랑하는 이곳은 자판기로 주문하는 재미를 더했다.

▲ 기자가 주문한 강된장비빔밥. ⓒ 시사오늘

처음으로 직접 1인 식당을 찾았지만 생각보다 부담 없는 가격과 자판기 주문이 부담을 덜어 줬다. 여느 손님처럼 기자 역시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자판기에서 주문지를 뽑은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은 근처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인 것처럼 보였다. 식사 도중 기자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평소 이곳을 자주 방문하냐는 물음에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메뉴도 많지 않고 밥 한 끼 먹고 갈 수 있게 잘 나오는 편” 이라며 “일반 식당에서 자리 잡고 먹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먹는 게 부담도 없고 편하게 먹고 나올 수 있어서 좋다” 고 전했다.

편의점 매출 호조, 도시락 영향 커…‘다양화·고급화’ 인기 비결

저녁식사를 마친 후 문득 생각난 곳이 있었다. 바로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메르스 여파로 유통업계 전반 매출 부진에도 편의점 매출은 호조를 보였다.

주요 편의점 3사를 조사해본 결과, 최근 3년 간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판매는 매년 두자릿수씩 급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런 현상 역시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1인 가구는 대용량 패키지 상품보다 소용량, 낱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형 마트나 슈퍼마켓보다는 접근성이 용이한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편의점에서도 끼니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인기 비결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은 최근 편의점 매출의 ‘1등 공신’으로 불렸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은 가격 대비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생산돼 저녁 시간대과 주말에 도시락 먹는 싱글족이나 맞벌이 부부들이 늘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의 메뉴들은 대부분 4000~4500원대를 유지했다. 일반 식당에서 평균 5000원대 메뉴를 보기 드문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향후 도시락 매출의 성장률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1~2년 전부터 약 40%씩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CU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직장인 박 모씨. ⓒ 시사오늘

기자는 이번 기회에 편의점 도시락도 맛보기로 했다. 기자가 체험한 편의점 도시락은 생각보다 양이 충분했다.

정오를 넘긴 시간, 평소에 도시락을 이용하는 직장인 남성 박모 씨(34)는 “직장생활 하다 보면 집에서 한 끼를 제대로 챙겨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며 “편의점 도시락이 양도 괜찮고 음식 맛도 괜찮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찾아 먹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과거 삼각김밥은 끼니로 대체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요즘은 싱글족이 쉽게 해 먹을 수 있게끔 식재료들이 많이 나와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몇년 전만 해도 1인 가구가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는 조건이 좋진 않았지만 요즘은 세상이 참 좋아졌다”며 웃음을 보였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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