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동양시멘트 인수…업계 '대변동'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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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동양시멘트 인수…업계 '대변동' 분위기
  • 방글 기자
  • 승인 2015.08.0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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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 두고 매년 분쟁 겪던 레미콘-시멘트, 변화는?
乙의 반란? 레미콘 업체 반격 예상돼…시멘트 업계 '긴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레미콘 업체 삼표의 동양시멘트 지분 인수로 업계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레미콘업체 2위 삼표그룹이 시멘트업계 4위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레미콘-시멘트 업계의 갈등구조가 개선될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지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삼표는 최근 동양이 소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주당 1만4000원, 총 8200억 원에 인수하는 MOU를 체결했다.

삼표는 이를 통해 레미콘-시멘트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시멘트 가격 결정의 주도권을 확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레미콘 사업의 핵심인 시멘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데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인수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주당 6000원 수준인 동양시멘트의 주가보다 2배 이상 높은 데다 시장 예상을 2000억 원가량 웃도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표가 자체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800억 원 수준인 것이 알려지면서 ‘승자의 저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표 측은 “동양시멘트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 삼표 인수 ‘환영’

그간 레미콘-시멘트 업계는 매년 가격 인상을 두고 마찰을 벌여왔다.

제조원가가 올랐으니 가격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시멘트업체 측 입장과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의 가격인상은 부담이 된다는 레미콘 업체의 입장이 부딪쳤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체들이 건설사와 시멘트업체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협상을 벌여온 것.

하지만 레미콘업체인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체가 공개하지 않았던 원가구조가 삼표를 통해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레미콘업체는 삼표의 동양시멘트 인수를 반기는 모양새다.

▲ 삼표가 동양시멘트의 지분 55%를 사들였다. ⓒ뉴시스

시멘트 업계, 동양시멘트 점유율 방어 위해 가격 경쟁 벌일까
파이 나누기도, 출혈 경쟁 벌이기도 애매…‘선택 기로’

반면 시멘트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로 업계 1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시멘트 업계의 주요 고객은 레미콘 업체다. 삼표가 시멘트업계에 진입하게 되면 원가가 공개되고, 시멘트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적지 않다.

레미콘 업체 입장에서는 동종업계인 삼표의 시멘트를 가져다 쓴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함에 따라 향후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안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시멘트업체는 동양시멘트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경쟁 방지를 위한 수단은 가격 밖에 없어 보인다.

그간 ‘원가 상승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온 시멘트 업체들이 알아서 꼬리를 내려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건설시장 침체와 함께 시멘트 업체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가격 경쟁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삼표의 동양시멘트 인수가 레미콘-시멘트 업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들의 기대감은 상승하고 있는 데 비해 시멘트 업체들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시멘트 업계 전반에 수익성 악화, 재무 부담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두 업계 사이의 윈윈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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