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잦은 말 실수…"수행단이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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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잦은 말 실수…"수행단이 문제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8.05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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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미국' 발언, 수행단 책임 커"
"'개헌 봇물' 발언, 동행한 대변인 문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에게는 역시 중국보다 미국이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이 한국에 대해 너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 같은데 미국이야말로 유일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동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5년 7월 27일, 워싱턴DC 인근 식당,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김무성)

"정기국회 이후 개헌논의가 봇물을 이룰 텐데 이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All or Nothing' 게임이기 때문에 권력 쟁취전이 발생하고 있다.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2014년 10월 16일, 상하이 홍차오 호텔, 기자간담회, 김무성)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 ⓒ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해외 순방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말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방미 일정 중 가진 워싱턴 주재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 대표로서는 뼈아픈 '말실수'라는 게 정계의 주된 반응이다. 대선이 가까울수록 '편향된 외교관'이라는 정치적 공세에 시달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이 차기 대권 주자임을 미국에 확실히 부각시키고, 국내 전통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누리겠다는 김 대표의 의중이 느껴지긴 하지만, 도를 넘은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중국보다 미국"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게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방미길에 오르기 직전, 그와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는 상도동계 핵심 원로 정치인은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 가도의 포석을 쌓기 위해 친미 행보를 걷는 게 어떠냐는 취지의 대화를 김 대표와 나눴다"면서도 "'중국보다 미국' 얘기는 너무 지나쳤다. 사전에 준비된 발언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 대권 주자로서 뼈아픈 실책"이라고 말했다.

해외 순방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의 말실수는 이번 일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방중 일정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개헌 봇물"을 언급해 정치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 대표는 해당 발언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해야 했다.

김무성 대표는 왜 해외 순방중 기자들 앞에만 서면 말실수를 연발하는 걸까.

김 대표는 평소에도 굵직하고 민감한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하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그는 국내에서도 '열악한 알바도 좋은 경험', '나태한 국민' 등 문제 발언으로 수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때문에 김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수행진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개헌 봇물" 논란이 한창 일던 즈음 기자와 만난 한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은 수행 대변인이 잘못한 사안이다. 민감한 질문이 들어오면 끊고, 또 돕고 했어야 했는데 아예 김 대표를 방치했다. 도대체 수행 대변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김무성 개헌발언과 대변인 역할',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871).

김 대표의 방중 일정을 따라간 수행 대변인은 언론인 출신의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박 의원은 "개헌 봇물" 발언이 나온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만 두고 자리를 비웠다는 게 앞선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의 전언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중국보다 미국" 발언도 김 대표를 보필하는 수행단들의 책임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의 방미 일정을 따라간 수행 대변인 역시 언론인 출신의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개헌 봇물' 때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수행단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김 대표의 발언을 사전에 체크해 주고 관리해야 했다"고 말했다.

"무성이가 충분히 숙고하고 입을 열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김 대표의 '직속 선배'격인 상도동계의 한 원로 정치인은 지난 2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관련기사: '김무성·문재인, 내면 살펴보니…차기 대권이 보인다',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00).

"김무성이는 인품이 있고 덕이 참 많은 사람이다. 다만, 사람은 좋은데 영민한 편은 아니다. 무성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충분히 숙고하고 입을 열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텐데…."

당시 이 자리에 동석한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김 대표는 참모나 동료 의원 등 주변 사람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입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김 대표가 대권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김 대표가 발언을 쉽게 하는 성향이 있다. 그게 그의 굉장히 중대한 단점"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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