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정치판을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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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는 정치판을 떠났을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8.08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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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남 강진 토굴 찾아가니…'일반인 출입금지'
"돌아오면 野에 도움, 문제는 '시기'…저울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지난 5일 故 박상천 전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았다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치은퇴를 선언한 지 1년이 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정계를 영원히 떠난다고 인사까지 한 손 전 고문의 이름은 여전히 정치권에 오르내린다.
 
손 전 고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그의 거취가 비밀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정계를 은퇴하면서세상에서도 종적을 감췄다. 전라남도 강진에 있는 토굴에서 칩거하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했다. 손 고문의 지인은 “신문이나 TV를 일절 보지 않고 계신다”라며 “어떻게 세상이 돌아가는지 모르신다”고 언급했다.
 
토굴에 칩거하면서 ‘도인’을 자처한 손 고문. 정치권 관계자들은 손 고문이 진짜 정치판을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계를 떠났다면 본업인 대학교수를 계속하겠지, 굳이 전라남도 강진까지 내려가서 칩거하겠냐”고 반문했다.
 
손 고문은 자신이 정치권에서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손사레를 친다. 손 고문은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손 전 고문은 토굴을 찾은 기자들에게도 “어서 돌아가라”고 언급하며 일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됐다.
 
손 고문은 진짜 정계를 은퇴했을까?  <시사오늘>은 지난 6월 20일 손 고문이 머문다는 토굴에 찾았다.
 
▲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머무는 백련사 ⓒ 시사오늘
손 고문이 머물고 있는 강진 백련사는 산 좋고 물 맑았다. 백련사에 들어가는 입구엔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흘렀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그 곳에서 목을 축이고 백련사로 들어갔다.
 
주말이었지만 한적했다. 새 소리가 울려퍼지고 사람도 드물었다. 관광객들이 있었으나 사진만 대충 찍고 돌아갔다. 백련사는 거대하지 않은 소박한 절이다. 
 
백련사 입구에서 손 고문의 지인을 만났다. 그는 “손 대표는 아침, 저녁은 토굴에서 먹지만 점심엔 백련사로 내려와 밥을 드신다”고 말했다. 기자는 백련사에서 손 고문을 기다렸다.
 
12시가 되도록 손 고문은 내려오지 않았다.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12시 30분이 넘었지만 내려오지 않아 기자가 토굴로 직접 올라가봤다.
 
“거기는 올라가는 데 아니에요.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이에요.”
 
얼마 가지 않아 한 스님이 기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손 전 고문을 만나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스님들이 불편해 한다. 그 곳은 일반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라며 돌아가라고 말했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니 손 전 고문이 있는 토굴로 갈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옮겼다.
 
손 고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자 토굴은 북새통을 이뤘다. 백련사 측은 토굴 주변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이 불편을 겪어 일반인은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동행한 기자 A는 “손 전 고문이 기자가 온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내려오지 않은 것 같다”라며 “‘손학규를 만나러 왔지만 만날 수 없었다’는 식의 보도가 나가길 바라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점심에 백련사로 내려와 밥을 먹는다 ⓒ 시사오늘
“우리 대표님은 총선용이 아닙니다…대선이면 모를까”
 
손 전 고문은 다시 정계로 돌아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손 전 고문의 측은 20대 총선에선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최측근은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은 총선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굳이 나온다면 차기 대선 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분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총선 전 변수가 산적해있다. 새정치연합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손 전 고문이 다시 나오기 힘들다는 것. 리스크가 크기 때문인 듯하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표가 손 고문에게 SOS를 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파 갈등이 심해져 분당위기에 몰리면 문 대표가 손 전 고문에게 도움을 요청해 당을 추스린다는 시나리오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러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손 전 고문이 정치판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은 높다"라며 "또 계파간 갈등이 심화된 지금같은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이 복귀하면 당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것은 시기다. 아무도 이를 저울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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