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그의 리더십에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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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그의 리더십에는 ´사람´이 있다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8.09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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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9)>직원 자존심 세우기·고객 신뢰 회복 하자 실적개선 결과 나타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시사오늘

취임 8개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줄곧 직원들과 고객들을 만나고 다녔다. 화려한 구호도, 새로운 브랜드도 없었던 그의 행보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실적개선’으로 나타났다.

윤종규 회장은 올 1월부터 시작해 5개월동안 33개 전국 지역본부를 현장방문 해 1566명의 직원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역에 내려가면 최대한 많은 지점에 방문했고,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경기도 일산 지역에서 업무를 보던 중 갑작스럽게 KB일산연수원을 방문해 워크숍 중이던 직원들과 2시간 넘도록 소통했던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윤 회장은 또 현장방문에서 생일을 맞은 직원을 위해 직접 케익과 생일축하 노래를 전달하고, 막내 직원에게는 ‘피자 값’이라며 금일봉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겼다.

현장방문으로 직원 자존심 회복

그는 현장방문을 통해 △사기 진작 △경영방침·비전 전달 △ 직원들의 신뢰 등 세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윤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은 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은행과 지주의 내홍 등으로 전 계열사에 걸쳐 직원들의 자존심이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현장방문을 계획하고 직원들과 즉흥적인 질문·답변을 하면서 진정성을 전달해갔다.

사내방송 등을 통해 한 방향으로 의사를 전달하기보다 기초부터 직접 다지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KB가 왜 경쟁력을 잃었는지, 리딩뱅크를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등으로 돌아가기 위한 조직문화는 어떤 것인지 등을 직원들과 직접 만나 설명하며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윤 회장은 매번 90분이 넘는 직원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의자에 앉는 일 없이 직원들과 눈을 맞췄다.

이처럼 윤 회장이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현장경영을 실천한 것은 직원들의 자존심을 세우는 기폭제가 됐다. 그래서인지 최근 KB금융 직원들의 분위기는 비장함이 느껴질 정도로 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고객들과의 만남도 잊지 않았다. 현장방문에서 “제가 은행장입니다. 불편하신 건 없으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중견기업 150여 개사에 중국을 자세하게 분석한 책을 골라 선물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부산·대구 지역 현장방문에서 별도 시간을 할애해 지역 고객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의견을 듣기도 했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리딩뱅크 탈환 눈 앞…꾸준히 지적받은 1인당 순이익 개선

KB금융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증가한 944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쳤지만 2분기 희망퇴직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3454억 원)을 고려하면 신한금융(1조2841억 원)에 근접한 1조2000억 원 수준이다.

늘 지적받은 국민은행 직원 1인당 순이익도 올 상반기 3444만 원을 올려 지난해보다 32%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6%, 하나은행은 1% 하락했다.

노사가 의견을 모아 희망퇴직을 정례화 한 점도 상반기 주요 성과 중 하나다. 임금피크 제도도 개선했다.

윤 회장은 KB손해보험도 성공적으로 인수해 과도한 은행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도 성공했다. KB금융의 은행의존도는 상반기 70%에서 하반기 6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KB금융은 나라사랑카드 최종사업자로 선정되고, 인천국제공항철도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주요 기간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윤 행장은 기세를 몰아 영업점 개편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고객 신뢰받는 금융사 강조…하반기 영업점 개편

그는 7월 1일 조회사를 통해 "고객들이 신뢰하고 선택하는 금융회사가 돼야한다"며 "영업점 운영 체계 재정비 작업에 돌입 하겠다"고 밝혔다.

1047개 영업점을 점주권 환경과 고객 기반에 따라 기업형, 기업·자산형, 자산형, 개인형, 일반형 등 5개 군으로 분류하고 특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고객의 신뢰와 직원들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잘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의 기업 밀집지역 지점은 기업형으로, 뉴타운처럼 집단 주거지역은 개인형 등으로 특화시켜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영업황동이나 영업방식을 적용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윤 행장은 지점장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했다. 지역 점주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지점장이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소 CEO'의 역할을 맡겼다.

윤 회장은 특화 지점 5~6곳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거점 중심의 영업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윤 회장이 조회사에서 언급한 "전문역량을 지역 거점점포에 집중하고, 지점간 상호 협업을 통해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 하겠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영업망 재편은 고객과 직원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는 혁신·개혁으로 분석된다. 이에 KB금융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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