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목마' 된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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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목마' 된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8.18 11: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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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픈프라이머리, 차기 총선·대선 새누리 패배 원인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를 두고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이 재현되는 조짐입니다.

'박근혜의 복심'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의원정수, 권역별 비례대표제, 공천권 등이 쟁점이 되고 있는데 한없이 회의감을 느낀다"며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마치 새로 나온 것처럼, 개혁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단순 말실수로 인한 '해프닝'이었다고 보는 게 일반론이었습니다. 이 최고위원이 비공개회의로 전환된 직후 김무성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즉각 해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김 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견제로 읽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관련기사: '[오픈프라이머리]새누리, 친박·비박 갈등 재현',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34). 그리고 이 같은 분석은 곧 사실임이 드러났습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은 17일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성이 없다"며 김 대표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더욱이, 윤 의원은 청와대 정무특보. 그의 이날 발언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 나아가 김 대표와 청와대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일찍부터 오픈프라이머리를 내세운 배경에는 대권 가도를 달리고자하는 의중이 깔려있다는 게 정계의 중론입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실시된다면 김 대표는 공천권을 직접 휘두르지 않고도 현역 의원 '줄 세우기'가 가능해집니다. 공천에 대한 국민 비난을 피하는 동시에 본인의 당내 입지를 확장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김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란 향후 '공천개혁을 이룬 대통령'이라는 대선 승리 기념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김무성 대선 승리 기념비'는 '트로이목마(Trojan horse)'가 될 공산이 커 보입니다.

기원전 12세기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사람들은 10여년의 지지부진한 전쟁 끝에 그리스가 성문 앞에 거대한 목마를 세워놓고 퇴각하자, 그 목마를 승리의 기념비로 여겨 성안에 들여놨습니다. 그렇지만 목마 안에는 그리스 군인들이 숨어있었고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의 승리로 끝을 맺습니다. 승리 기념비였던 트로이목마가 순식간에 패배의 원인이 된 셈입니다.

지난달 있었던 '유승민 정국'에서 청와대와 친박계의 진짜 타깃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아니라 김무성 대표였습니다. 견고한 '김무성 체제'를 흔들어 자신들의 공천권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었습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친박계는 김 대표를 향한 견제를 일단 접었습니다.

그러나 그간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친박계가 이제 김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승민 정국이 막을 내린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김무성 체제 함락을 위해 남겨뒀던 트로이목마에 숨은 친박계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실시될 경우, 친박계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가 공천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는 김무성 체제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 전체에 트로이목마로 작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 직전 당의 분열은 곧 필패의 결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친박계는 김 대표를 끌어내린다 하더라도 마땅히 대권 주자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니까요.

트로이목마가 돼 버린 오픈프라이머리는 과연 차기 총선에서 정상적으로 실시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유승민에 이어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깃발마저 잃는다면 김무성 체제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김 대표의 대응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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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15-08-18 13:53:41
따뜻한보수 개혁보수 양극화해소 전도사 유승민의원팬카페 http://cafe.naver.com/ysm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