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모 일간지 정치부 기자이던 A씨가 CJ그룹 홍보실로 이직해 이재현 회장과 독대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문화 콘텐츠 사업을 배우고 싶어 입사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자 A씨에게는 업무 대신 몇 달간 영화관람과 독서만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위의 일화는 CJ그룹을 우리나라 문화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킨 이재현 회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8월 중순께 치러진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문화대표 기업 총수인 이 회장의 면모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박찬욱 감독,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사장을 비롯해 배우 강신성일, 독고영재, 설경구, 정준호, 장동건-고소영 부부 등 한자리에서 만나기 힘든 톱스타들이 빈소를 찾았다.
이 외에 가수 태진아, 이승철, 싸이, 로이킴, 정준영, SG워너비, 백지영 등 수 많은 연예인들이 조문을 다녀갔다.
문화계 인맥들이 문전성시를 이룬 이번 장례식에서 'CJ=문화기업'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CJ그룹은 제일제당이라는 식품회사 하나로 삼성에서 떨어져 나와 출발한 기업이다. 그러나 지금은 재계서열 12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이재현 회장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CJ E&M, CJ CGV, CJ 헬로비전 등의 계열사를 통해 문화 사업 전방위에 파고 들었다.
그 결과 CJ CGV는 국내 극장 관람객 점유율이 50%에 이르며 CJ E&M이 선보인 '꽃보다할배', '삼시세끼', '응답하라'등의 프로그램은 나왔다 하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우스갯소리로 'TV를 켜면 CJ 계열이 아닌 채널을 찾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니 그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시사오늘>이 지난 2013년 8월 취재한 '재벌3세 경영성적표' 기사에서도 'A+'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매출 1조 원이 넘는 대기업이 17년 만에 15배 넘게 성장한 예는 매우 드물다"며 "이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 만큼은 최고점을 줘도 이견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CJ가 갖고있던 '제일제당'이니 '식품회사'니 하는 인식을 단기간에 '문화기업'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이 꼽혔다.
현재는 지병에다 1600억 원에 달하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사면초가에 몰린 이재현 회장.
혼날 것은 혼나더라도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 CJ그룹을 이 자리까지 오르게 한 그의 사업 수완만큼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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