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와 수도권 ‘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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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와 수도권 ‘투심’
  • 이석호 편집인
  • 승인 2008.05.02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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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한나라당을 ‘영남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영남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가지고 나오면 무난히 당선되곤 했습니다. 때문에 ‘공천=당선’이란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물론 지난 4월 9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이 같은 공식은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경인지역에서 ‘정치세력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은 경인지역 111개 지역구 중 81개의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우연찮게도 제1야당이 된 민주당이 얻은 의석수도 81석입니다.

때문에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권력지형이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말들이 나돕니다. 7월 열릴 전당대회에서도 지역구를 수도권에 둔 의원들이 당권을 잡을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향’을 가지고 있고, 유권자의 성향 깊은 곳을 가보면 엄연히 지역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한나라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일시적인 것이고, 결국 한국정치는 영호남의 지역대결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래도 저는 수도권의 정치세력화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투심(投心)을 들여다보면 이제 ‘지역감정’이 거의 사라진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정치를 들여다보면 수도권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대권 3수에 나섰다 떨어지자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사람이 갑자기 ‘지역등권론’을 들고 나와 유권자를 현혹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당 내에서 밀리자 ‘핫바지론’을 내세워 지역정당을 만들어 나온 정치인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이름만대면 다 아는 정치인입니다.

이들이 그동안 해 왔던 정치를 생각해 보십시오. 역사의 주인인 국민을 ‘졸’로 보고 지역대결구도를 만들어 정치의 진전을 가로막지 않았습니까.

물론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주의에 기대 자신의 부활을 꿈꾼 정치인이 있습니다. 자신이 키운 원내의원의 지역구에 버젓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는 일말의 도의나 정치적 신의도 없이 오로지 지역주의에 기댄 노욕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분을 우리는 ‘대쪽’이라고 부르며, 그가 대선에서 낙선하자 아쉬워하던 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엄연히 지역감정은 존재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호남 충청 영남 모두 지역성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역사의 진전을 가로막는 지역대결구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역사적 행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한국정치의 희망을 경인지역 유권자들에게 걸어 보려고 합니다.

더 이상의 지역감정 없는 투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신이기도 했던 지역감정해소. 이제 수도권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희망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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