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가 넘어야 할 '세 개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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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가 넘어야 할 '세 개의 산'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9.0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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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의 인식 전환, 프리미엄폰 일변 적용 방침, 제휴사 확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삼성페이 출시 8일만인 지난달 31일, 약 20만 장의 카드가 등록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일 평균 7000장이 등록될 것이라는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급격한 증가세만큼 삼성페이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가장 큰 불편은 역시 사람들의 인식이다.

▲ 삼성페이 출시 8일만에 20만 장의 신용카드가 등록됐다. ⓒ뉴시스

간편하지만 간편하지 않아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2월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사들인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 이는 카드 단말기에서 카드를 긁었을 때 발생하는 자기장을 삼성페이가 똑같이 만들어내는 기술로 카드단말기에 갖다대기만 해도 결제가 이뤄진다.

과정도 단순하다.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의 스마트폰 화면 아래쪽을 밀어올린 뒤 지문을 인식하고 플라스틱카드를 긁듯 가까이 대면 된다.

문제는 이 단순한 과정을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페이 한 이용자는 "삼성페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려 하면 일단 손사래부터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설득해 이용하려 해도 한 번에 인식이 안되면 점주의 짜증섞인 말투를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보안상의 문제로 20초 이내에 결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한번에 인식되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뒤 본인인증을 다시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식 방법도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되고 있지만 사실상 소비자가 지켜보며 일련의 과정을 모두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도 제기됐다.

도입 초반이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삼성페이 이용자들은 대부분 이해하고 있지만 결제하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이 때문에 180만 곳에 이르는 영세가맹점 중 삼성페이 노출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앞서 언급된 불편함이 재차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비싼 단말기에만 적용된 삼성페이

프리미엄 단말기에만 삼성페이를 적용했다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삼성페이는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중에서도 갤럭시S6와 노트5등 플래그십 모델에만 적용됐다. 업계는 프리미엄폰의 국내 판매량을 약 100만 대로 추산했다.

숫자만 놓고 본다면 판매량이 많지만 전 사용자가 삼성페이를 이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용자가 단숨에 크게 늘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해 보편화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계열 가맹점이 발목잡나?

제휴사 문제도 삼성페이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MST방식은 플라스틱 카드와 동일한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사실상 제약이 없다.

그러나 삼성페이는 신세계그룹 계열 가맹점들과는 제휴를 맺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계속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세계그룹이 SSG페이로 간편결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제휴 성사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삼성페이가 신세계그룹 계열 가맹점과 제휴를 맺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 20%의 신세계 백화점, 대형마트 30%인 이마트 등 대형 가맹점을 놓치게 된다. 커피프랜차이즈 점유율 50%를 넘는 스타벅스도 내려놔야 한다. 이 외 6개 신세계 계열 가맹점과 제휴가 되지 않았다.

삼성페이의 특성 때문에 1900여 곳의 셀프주유소와 코레일 철도 승차권 발매, 교통카드 등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분명 획기적이고, 신용카드 업계를 흔들만큼의 위력은 갖고 있지만 현재 이용중인 플라스틱 카드 만큼의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은 모바일 카드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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