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국회①]젊은피 수혈은 '옛노래', 흘러간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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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국회①]젊은피 수혈은 '옛노래', 흘러간 10년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9.10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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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이후 줄어드는 30~40대 국회의원…50~60대는 늘어
정치 불신 높은 여론…국회, '젊은 피 수혈' 필요한 시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2000년, 정치권에선 '젊은 피 수혈론'이 떠올랐다 ⓒ 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미래를 봤다. 앞으로의 정치권을 내다본다면, '젊은 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젊고 참신한 인물을 발탁하는 '새 피 수혈론'을 내세웠다. 
 
DJ는 2000년,16대 총선을 앞두고 운동권 출신을 대거 발탁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인영, 오영식 의원과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 우상호 의원과 송영길 전 인천시장, 그리고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의장을 지낸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현실정치에 뛰어 들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젊은 피 수혈'은 정국을 강타했다. 세간의 관심은 민주당으로 쏠렸다. 한나라당은 위기를 느꼈다. 이회창 총재도 민주당에 맞서 젊고 참신한 인물을 발탁했다. 당시 15대 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33세였다. 한나라당에서 가장 젊었다. 남 지사를 시작으로 16대 총선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부겸 이성헌 김영춘 전 의원 등을 내세웠다. 이들은 대거 원내에 입성했다. 
 
이들은 '소장파'로 활동했다. 한나라당에선 남원정이 당지도부를 견제하며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운동권 출신은 '386세대'로 불리며 활약했다. 30대로 시작한 이들은 40대, 50대로 갈수록 세력은 커졌다. 주요 보직을 맡으며 민주당 내 기득권이 됐다.
 
▲ 17,18,19대 국회의원 나이, 갈수록 30~50대가 줄었다. ⓒ 그래픽-시사오늘, 단위:명, 출처: 중앙선관위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우리 국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16대 총선에서 이뤄졌던 세대 교체는 17대 총선에도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바람이 불었다. 초선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과 '차떼기 사건' 등이 겹치면서 한나라당은 위기로 내몰렸다. 남·원·정(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정병국 의원)은 여의도에 천막당사를 이끌며 '변화'를 주도한 일화는 유명하다.
 
여권에선 오히려 탄핵 사건이 호재로 작용했다. 탄핵 사건으로 국민 여론이 열린우리당으로 기울자 정치권에 몸담았던 386세대들은 원내에 대거 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들은 정치권에서 '초선'이란 이유로 주목 받았다. 정치권에 오래 몸담게 되면 자신의 명분이나 원칙이 아닌 계파나 다른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구태 정치'다. 초선으로 원내에 입성한 의원들은 기존에 있던 정치 문화와는 다른 새로운 개혁을 펼칠 수 있고, 그런 기대를 받기 쉽다. 
 
16대와 17대 국회에서 초선이 대거 입성해 활약을 보여 당내의 '소장파'가 여론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이는 당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17대 총선에서 초선의 비율은 무려 전체의 62.5%에 달했다. 하지만 17대 이후로 젊은 피 수혈은 끊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회의원 총선거 당선자 통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갈수록 줄었다. 17대 국회에서 30대는 23명이었지만 18대에  7명으로 16명 줄었다. 19대 국회에서 2명 늘어난 9명이지만 여전히 적은 수다.
 
40대도 눈에 띄게 줄었다. 17대 국회에서 40대는 106명이었지만, 18대에 88명으로 18명 줄었다. 19대 국회에선 80명으로 8명 더 줄었다.
 
반면 50대 이상은 늘었다. 17대 국회에서 50대는 121명이었지만 18대 국회에선 142명으로 21명 늘었다. 19대도 142명을 기록했다.
 
60세 이상도 늘었다. 17대 국회에선 49명이었지만, 18대 때 62명으로 13명 늘었고 19대에선 69명을 기록, 7명 더 늘었다.
 
"새 인물 등용 사라졌다…계파갈등 '치열'"
 
권력을 견제해야 할 '젊은 동력'이 사라졌다. 새로운 젊은 인물의 영입이 더뎌지자 여야 내부에선 기존 계파들의 세 싸움이 심화됐다.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속한 계파의 이익만 따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국민들은 정치 불신이 깊다. 특히 최근 박기춘 의원의 금품수수 사건이나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의 성추행 파문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화룡점정'이다.
 
사회의 낡은 관행과 틀 그리고 기존 정치를 개혁하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탄생한 게 '젊은 피 수혈론'이다. 현재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강상호 대표는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권에 오래있다보면 명분이나 원칙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계파나 인맥에 따라서 정치결정을 할 수 있다"며 "기존 질서에 얽메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새로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면 기존 룰과는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변화'를 주도할 '젊은 피'는 국회에 왜 입성하지 못할까? 2편(진입장벽 높은 정치권)에서 계속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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