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최태원, 과감한 투자로 기질 발휘…성공날개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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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최태원, 과감한 투자로 기질 발휘…성공날개 단다
  • 방글 기자
  • 승인 2015.09.14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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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10)> 분식회계·선물투자로 2번의 재판과 2번의 '광복절 특사'에 경제살리기로 보답
경제살리기+SK살리기 기대감 ↑…하반기에도 성장 기대감 과감한 투자의 '광폭행보'에 관심 집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시사오늘

“오늘은 SK그룹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날입니다”

지난달 2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 46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한 말이다.

지난 2013년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받아 법정구속된 최 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돼 조기 출소한 이후,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의 역사를 바꿔가고 있는 최태원 회장에게도 두 번의 위기가 있었다. 두 사건 모두 ‘광복절 특사’가 해결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998년, 아버지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어린 나이에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된다.

5년 후.

최 회장은 1조5000억 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다.

당시 검찰 조사 결과 SK글로벌은 1조1817억 원 상당은 무역 관련 외상 매입금을 누락했고, 2500억 원 수준의 해외법인 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가짜 매출채권도 1500억 원이나 됐다.

자연스럽게 기업의 신뢰도가 하락했고, 반 재벌 정서가 팽배해졌다. 주가 역시 바닥을 향했다.

설상가상. 주가가 떨어진 틈을 타 모나코 국적의 자산운용 회사 소버린의 공격이 시작된다.

이 사건은 최근 삼성물산 합병에 엘리엇이 반기를 들면서 회자되기도 했다.

당시 소버린은 SK지분을 14.99% 매입,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

반재벌정서가 강화된 한국 사회에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이라는 슬로건까지 들이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몰고온다.

최태원 회장은 분식회계 건으로 재판을 오갔고, 소버린의 공격은 2005년까지 계속된다.

SK그룹은 물론 최태원 회장 개인에게도 최대위기였다.

다행히도 팬택 등 국내 기업의 도움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했고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버린 역시 2년 만에 1조 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며 ‘승리자’ 타이틀을 나눠가졌다.

소버린이 물러난 후에도 최태원 회장의 역경은 계속됐다. 마무리 되지 않은 분식회계 재판 때문.

최 회장은 2008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판결받았지만 두달만에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또다시 5년 뒤.

최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450억 원을 보내는 과정에서 펀드를 이용, SK 계열사 자금 465억 원을 횡령한 혐의다.

이 외에도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을 통해 6000억 원 가량을 투자,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원홍 전 고문이 무속인 출신으로 알려졌고, 횡령한 금액이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겜블러’라는 뒷말도 나돌았다.

결국 최 회장은 상고심에서 징역 4년형을 확정받았고, 재벌 총수 중에는 가장 오랜 기간인 2년 6개월을 복역하다 지난달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다.

두 번이나 광복절 특사 혜택을 본 덕인지 최 회장의 ‘경제살리기’ 행보도 2배 빨라졌다.

출소 열흘 만에 반도체에 46조 원 투자를 약속하는가 하면 올 하반기 전년 대비 15% 증가한 1500명의 공채 계획도 내놨다.

최태원 회장의 이같은 과감한 투자에 대해 업계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또 한번 빛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의 앞을 내다보는 혜안과 불도적식으로 밀어부치는 승부사적 기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M&A를 통해 사라져갈 뻔 했던 기업을 회생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사실 SK그룹은 인수합병의 대명사로 불린다. 80년 대한석유공사와 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가 대표적이다.

최태원 회장의 치적으로 불리는 하이닉스 인수도 마찬가지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그룹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를 사들인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판단됐지만, 반도체 분야 불황과 하이닉스의 적자 등을 이유로 무모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3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는 등 SK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때문에 재계 곳곳에서 SK의 신사업 확장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 최태원 회장의 최대 치적은 하이닉스 인수”라며 “SK가 그동안 M&A로 덩치를 키워온 만큼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 하에 유망한 분야의 M&A를 시도,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꿀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년 6개월 간의 역경을 끝내고 다시 걸음마를 내딛은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의 하반기 성장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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