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60)>오세훈, "대한민국 창조경제, '문화'가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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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60)>오세훈, "대한민국 창조경제, '문화'가 선도한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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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있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 국가브랜드 제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달 22일 국민대 북악정치포럼 연단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새누리당)이 자리를 빛냈다.

오 전 시장은 디자인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국제사회기여도를 높여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자인' 부문과 '국제사회기여' 부문을 '문화'로 접목시켜 '매력있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가 돼야만 진정한 '창조경제'를 이룩할 수 있다고 내세웠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새누리당) ⓒ 시사오늘

"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별명이 뭔지 아시느냐. '디자인시장'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물론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데 무슨 한가하게 디자인을 운운하느냐며 국민들께서 욕도 많이 하셨고, 야당의 공세도 상당했다. 하지만 나는 디자인산업 육성이야말로 산업화 다음 단계의 경제성장 전략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색을 곱게 칠하고 꾸미는 게 디자인이 아니다. 디자인은 오랜 역사와 문화로부터 나온다. 문화가 내용물이라면 디자인은 그것을 담는 그릇이다.

문화와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느냐가 문젠데, 나는 그 해답이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뛰게 만드는 문화, 디자인이 훌륭한 문화, 뛰어난 디자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성은 문화와 디자인을 관통한다고 볼 수 있다.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기술력으로 부를 창출해 왔다. 이제는 거기에 '감성가치'를 더해 더욱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하이테크(High-tech)'와 '하이터치(High-touch)'의 결합이다. 그게 바로 '컬처노믹스(Culturenomics)', '디자이노믹스(Designomics)'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직 당시 '디자인 서울(Design Seoul)' 정책의 일환으로 '세빛둥둥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을 기획했다. 그는 많은 정치세력들이 자신을 힐난했지만 분명히 성과가 있었다고 역설했다.

"나는 대한민국만의, 특히 서울만의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서울디자인재단 등을 만들어 기존에 없었던 디자인 화두를 던졌고, 세빛둥둥섬과 DDP를 기획해 서울하면 떠올릴 수 있는 '랜드마크'를 건설했다. 에펠탑하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하면 자유의 여신상이 연상되지 않느냐. 서울은 세빛섬이 있다. 실제로 어느 외국 언론에서는 2013년 서울을 베스트 디자인 도시 1위로 선정하면서 세빛섬을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세금둥둥섬'이라면서 날 음해했지만, 세빛섬은 세금 한 푼 안 들어간 민간투자사업이었다. DDP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마이스산업(MICE)의 상징, 한국 문화의 허브가 되지 않았느냐. 감성도시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처음 이를 기획했을 당시에는 인정받기 힘들었다. 내가 직접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설명하고 다녔지만 되레 전시행정하는 게 아니냐고 힐난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분명히 성과가 있었다. 전국 지자체에서 디자인 부서가 새로 생겼다. 전 국토가 '리디자인(Re-design)' 열풍이다. 서울시가 선도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받아들인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디자인산업 육성과 더불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근간에는 역시 문화가 있다고 내세웠다.

"국가별 디자인 역량 순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10위 안팎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당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우리를 디자인강국, 문화강국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더 높게 평가한다. 그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능력은 있지만, 그에 걸맞은 국제적 이미지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더라. 국가브랜드위원회가 2012년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은 바 있다. '국제사회기여' 부문이 최하위였다. 실제로 OECD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외원조규모'에서도, '이상적 원조' 측면에서도 모두 뒤쳐진다. 돈도 적게 주면서 생색만 내고 다녔다는 의미다. 대외이미지가 좋을 리 없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경제규모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돈으로 돕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는가. 인적자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단시간 동안 엄청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룩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는 나라다. 이 역시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일종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개발도상국에게 발전의 노하우를 줄 수 있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잘 돕는 것', 원조의 본질이라고 자신한다. 나는 이 같은 점을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중장기자문단 소속으로 페루와 르완다에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면서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새누리당) ⓒ 시사오늘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매력있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라는 국가브랜드 전략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라고 주장했다.

"디자인은 국가의 매력이다. 또한 국세사회기여를 통해 세계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매력있고 존경받는 사람의 인생을 성공했다고 평가하듯 국가도 마찬가지다. 작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헤치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매력있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가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가 돼야 한다. 그리고 '매력'과 '존경'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문화'다. 존경의 영역에서의 문화는 가치관과 지향점이다. 즉, 우리가 추구하는 걸 뜻하는 '광의의 문화'다. 매력은 존경받는 우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협의의 문화'다.

나는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우리는 선진국을 베끼기만 했다. 이른바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 정책,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만 보고 걸으면 지뢰를 밟을 일이 없다는 게 그 정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우리 앞에는 발자국이 없다. 우리가 직접 길을 찾고,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을 안내하는 힘이 바로 문화다. 우리들의 문화를 통해 '매력있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 국가브랜드를 확립해야 '창조경제', '창조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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