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과 기득권①>김현철 재조명이 YS 재평가의 일환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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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과 기득권①>김현철 재조명이 YS 재평가의 일환인 이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17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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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김현철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시사오늘> 170호 커버스토리 '김현철을 위한 변명' ⓒ 시사오늘

정치권에 YS(김영삼 전 대통령) 재평가 바람이 일고 있다. 문민정부의 개혁정책들을 외환위기라는 '과(過)' 하나만으로 저평가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세계화개혁', '사법개혁', '하나회 청산', '금융실명제', '공직자재산공개' 등 YS가 추진한 개혁들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현실적인 정책이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개혁' 역시 YS의 산물이다.

그의 개혁작업에 앞장선 세력은 누가 뭐래도 상도동계다. 오랜 민주화 투쟁을 겪으면서 흘린 눈물과 땀으로 똘똘 뭉친 상도동 사람들은 문민정부 출범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추진했으며, 기득권 청산을 위한 개혁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YS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가 있었다.

김 교수는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레 김동영, 최형우, 서석재, 김덕룡 등 야당 핵심 정치인들과 스킨십을 하며 성장했다.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여정의 시작이었다.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귀국해 쌍용증권에서 근무하던 그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쟁취되고, YS가 대선에 출마하자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선거를 도우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디뎠다.

1987년 대선 패배 이후 과학적 선거 전략의 필요성을 느낀 김 교수는 국내 최초의 과학적 사설 선거전략기관인 '중앙조사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이듬해 13대 총선에서 평민당이 제1야당이 될 것을 정확히 예측했다. 이때부터 상도동은 김 교수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3당합당 이후 연구소를 당에 흡수시킨 김 교수는 1992년 YS 대권가도에 주춧돌 역할을 한다.

이처럼 김 교수는 YS의 아들로서가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상도동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어떠한 특혜도 받은 적이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문민정부의 성공을 위해 개혁공천을 주도했다. 정권재창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이재오, 김문수, 손학규, 정의화 등 오늘날 정계를 주름잡는 정치인들은 모두 김 교수를 통해 원내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상도동 핵심에서 개혁주도세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YS 차남이라는 꼬리표가 김 교수의 정치 활동을 가로막았다. 1997년 한보사태는 그 꼬리표가 낳은 비극이었다. 야당과 언론은 한보사태의 배후로 김 교수를 지목했다. YS를 흔들기 위해 그의 아들을 공격한 것이다. 여당 내 반(反)개혁 세력도 덩달아 김 교수를 매도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교수는 한보와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사법부는 당시 여론에 떠밀려 ‘대선잔금 조세포탈죄’라는 기상천외한 죄명을 만들어 그를 구속했다. 개혁주도세력의 핵심이었던 김 교수에게 부패 분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다.

이후 대통령 친인척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권과 언론은 '김현철'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해 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김 교수는 명예회복을 위해 16대 총선부터 국회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정작 출마는 단 한 번도 할 수 없었다. 19대 총선에서는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는 당시 정권과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그의 과거를 부각시킨 경향이 짙다. 김 교수의 정치 활동 재개에 큰 벽으로 작용했다.

정치권에서는 YS 재평가 바람이 이는 지금이야말로 김 교수가 낙인을 떨쳐내고 정치 전면에 설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민정부의 개혁을 주도했던 김 교수의 스토리를 재조명하는 것이 곧 YS 재평가 작업의 일환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YS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 YS가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 YS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김현철 교수를 둘러싼 논란도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도동계의 한 핵심 인사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 교수가 비록 자의반 타의반 음지 활동을 했지만 문민정부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김 교수가 정치 전면에 떳떳이 설 수 있어야 YS에 대한 진정한 재평가가 되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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