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자회동', 문재인 '3자회동'…미묘한 뒷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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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5자회동', 문재인 '3자회동'…미묘한 뒷배경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2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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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난 이유와 달리 원유철·이종걸 여야 원내대표 존재감 문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청와대가 제안한 5자회동을 새정치민주연합이 받아들이면서 오는 22일 오후 3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 회동이 확정됐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3자회동(박 대통령, 여야 당대표)을 끝까지 고집했으나, 박 대통령이 5자회동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을 두고 말이 많다.

청와대가 5자회동을 제안한 표면적인 이유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각당 원내대표가 회동에 합류하면 내년도 예산안 등 각종 원내 현안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기 마련이다. 이 경우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공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5자회동이 확정되자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회동에서 다루게 될 의제는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예산안 처리에 대한 내용, 그리고 기타 국정현안이 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기타 국정현안'으로 돌렸다.

문 대표가 3자회동을 역제안한 까닭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박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회동을 가지면 국정교과서 문제에 집중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5자회동을 제안하고 문 대표가 3자회동을 고집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서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존재감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신(新)친박(친박근혜)계로 변신한 인사다. 국정교과서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 논의에 있어 박 대통령을 적절히 뒷받침 할 수 있다.

더욱이 공천룰 문제로 김무성 대표과 청와대의 관계가 그리 돈독치 않은 상황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원 원내대표가 회동에 함께 하는 것이 든든할 수밖에 없다.

반면, 문 대표에게 이종걸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다.

국정교과서 문제는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지만 다른 현안 논의에 있어 문 대표와 입장차가 있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임명하려 하자, "국정교과서에 힘을 집중해야 하는데 분란이 생길 수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지난 20일 밤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표가 3자회동을 역제안한 진짜 이유는 각당 원내대표 때문일 것"이라며 "아마 박근혜 대통령도 그와 비슷한 생각으로 5자회동을 고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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