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는 정의당 지지율, 숨은 두 가지 '암(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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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하는 정의당 지지율, 숨은 두 가지 '암(暗)'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2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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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통진당 해산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 심상정 의존 효과도 오래가기 어려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정의당 상무위원회의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운데) ⓒ 뉴시스

정의당이 상승세를 탔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그 추이가 상당하다. 하지만 당내에는 '불안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지율에 두 가지 '암(暗)'이 숨어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상승세가 심상정 대표에 대한 밴드왜건(Bandwagon)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암'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9월 24일 공개한 '한가위 특집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의당의 지지율은 11.7%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의 지지율은 9월 3주차 4.7%, 4주차 5.3%, 10월 1주차 5.9%, 10월 2주차 6.5%로 집계돼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리서치뷰>의 여론조사는 심 대표가 지난 9월 1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일갈하는 장면이 담긴 '사자후 동영상'이 유튜브(Youtube)를 통해 공개된 이후(9월 22일) 실시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의 지지율이 6%대에 진입한 시점도 이와 비슷하다.

'심상정'이라는 정치인 한사람에게 당 전체가 의존한 모양새다. 오래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5일 공개된 10월 3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그 단편적인 예다. 같은 자료를 살펴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심 대표의 지지도가 전주 대비 0.9% 떨어진 1.6%로 집계됐을 때, 정의당의 지지율 역시 전주보다 0.3% 하락한 6.2%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암'은 옛통합진보당이다.

지난해 말 통진당이 해산되기 전만 해도 정의당의 지지율은 1~3%로 바닥을 기었다. 4~5%대에 진입한 건 올해 들어서다. 정의당의 힘으로 얻은 지지가 아닌, 통진당 해산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이 같은 반사이익마저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노동당 등 원외 진보진영에서 정의당이 추진하는 진보대통합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옛통진당 당원들이 하나둘 정의당에 합류하면서 밑에서부터 NL과 PD 간 분란 조짐이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분란의 중심에는 '당명' 문제가 있다.

PD계 인사들은 진보대통합을 실현하더라도 인지도가 높은 현재 당명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NL계 인사들은 정의당에서 과거 전두환 정권 하의 '민주정의당'이 연상된다며 '통합', '노동' 등을 사용한 새로운 당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보의 재분열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그 책임은 유일한 원내진보정당인 정의당의 몫이다.

현재 당 지도부급 인사들은 지지율 상승세에 흠뻑 취한 눈치다.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등이 진행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당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공개되자, SNS계정을 통해 "정의당 지지율 11.7%! 국민여러분이 주신 추석선물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아직 자신만만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상승세를 탄 건 맞지만 중요한 건 20대 총선 결과다. 지금 지지율에는 명암(明暗)이 공존하고 있다"며 "우리 당에서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천호선, 유시민 등을 제외하면 선거에서 경쟁력을 보일만한 사람이 없다. 당장 진보대통합을 이루지 못하거나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효과적인 연대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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