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논란]입닫은 이재오, 누구 눈치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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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논란]입닫은 이재오, 누구 눈치 보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2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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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공천학살의 악몽으로 청와대 의식' 등등 추측 난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 뉴시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여당 내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오 의원이 유독 입을 굳게 닫고 있어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교과서에 공개 반대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김용태, 정병국, 정두언 의원 등 모두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지역구 국회의원들이다. 그런데 꼭 있어야 할 이름이 보이지 않아 허전하다. 바로 이재오 의원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비박 인사인 데다, 지역구도 서울 은평을이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앞서 거론한 비박·수도권 의원들과 달리 국정교과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지난 7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념 편향적 언행을 지적하면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자고 하면서 고 이사장을 옹호하면 여권이 고 이사장과 같은 생각으로 교과서를 만들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정계에서는 이 의원이 국정교과서 사안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배경에 20대 총선 공천 문제가 깔려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의원에게는 지난 19대 총선 과정에서의 공천학살 악몽이  여전히 살아있다.

2012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리인 격이었던 권영세 사무총장은 "야당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친이계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친이계 인사들을 대거 숙청하려 했다.

MB 최측근인 이 의원의 이름 역시 공천 살생부 상단에 있었다. 김종인, 이상돈 등 비대위원들은 이 의원이 전체 선거구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리로 그를 공천에서 배제하려 했다.

그러나 언론에서 이를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보복공천으로 당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식으로 다루면서 여론이 급변했고, 서울 은평을에 단독 후보로 나선 이 의원의 공천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막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대신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향해 칼바람이 펼쳐진 것이다. 진수희, 권택기 등 최측근들의 공천 탈락 소식을 접한 이 의원은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이재오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이 같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에 국정교과서 정국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추진하는 사안인데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여름 거부권 정국에서 박 대통령에게 단단히 밉보인 바 있고, 청와대에서 불편해 하는 개헌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정치인이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발(發) 차기 총선 전략공천설'이 현실화된다면 이 의원은 공천 살생부 상단에 다시 한번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김무성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에 이 의원이 힘을 싣는 연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자신의 거취가 불안하니 이 의원이 조심스러운 게 아니겠느냐"며 "은평구 지역 여론도 이 의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 이 의원 역시 이를 인지하고 지역 조기축구회, 게이트볼대회 등을 쫓아다니면서 지역구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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