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갑질 비아냥 영화=현대판 ‘전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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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갑질 비아냥 영화=현대판 ‘전설의 고향’
  • 방글 기자
  • 승인 2015.10.2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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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리없는 아우성 계속…자본권력 스스로 반국민적 정서 인지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자본권력에 대해 반발, 보복하는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뉴시스

“재벌 갑질 등의 사례를 접할 때 분노가 치밀었는데, 그 화풀이를 시나리오로 쓰기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더라. 세상이 집단 화병, 무기력증에 걸린 것 같다. 이상하고 답답한 현실에 ‘베테랑’으로 통쾌함을 안겨주고 싶었다.” -류승완 감동 인터뷰 중

“세상은 원래 *같은 거야. 바꾸려고 해도 바뀌질 않아. 이길 수 없다면 이기는 편에 서야 하는 거야.”-성난 변호사 이선균 대사 중

최근 베테랑, 성난 변호사 등 재벌권력에 대응하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베테랑의 누적 관객수는 이미 1300만 명을 넘어섰고, 성난 변호사는 개봉 2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들이 사랑 받는 이유는 뭘까?

과거 ‘전설의 고향’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하고 싶다.

민족의 恨을 드라마, 영화와 같은 작품을 통해 반영했다는 거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양반들한테 감히 대항할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니까 귀신이 돼서라도 복수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권선징악의 논리를 전하고, 양반들로 하여금 스스로 착하게 살 수 있도록 다독인 셈이다.

지금도 조선시대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자본권력을 상대로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그러니까 영화를 통해 재벌을 처단하고, 거기서 쾌감을 느끼는 거다.

흔히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주요 이슈는 재벌이 만들었다.

남양유업이 시작한 갑의 횡포 논란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라면상무사건, 백화점 갑질 모녀, 동아제약 아드님의 노트북 갑질 사건까지 들춰냈다.

을의 반란으로 이어진 사회 이슈는 ‘여론을 통해 자본권력에 대응한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베테랑과 성난 변호사 역시 이같은 사회 현실을 잘 반영, 관객의 흥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게다가 베테랑은 실제 벌어졌던 대기업 회장 자제들의 폭행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국민들을 흥분시켰다.

성난 변호사도 안하무인 재벌을 응징한다는 데서 공통점을 갖는다.

법까지도 돈으로 조종할 수 있다고 믿는 제약사 회장을 상대로 통쾌한 복수에 성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명의 변호사가 거대 자본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한다는 결말은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이같은 영화들을 찾는 것은 자본권력에 대한 분노와 불신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영화도 자본에 의해 제작된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자본권력 스스로가 ‘국민의 반발’이라는 문제를 인지했다는 데 의미를 두면 어떨까.

날카롭게 사회를 반영한 이 영화들을 토대로, 재벌과 경제적 약자가 조금이나마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자본이라는 권력 아래에서도 약자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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