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빅딜' 삼성-롯데,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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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빅딜' 삼성-롯데, 엇갈린 시선
  • 방글 기자
  • 승인 2015.10.3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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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입지 강화" vs 롯데 "지나친 투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삼성과 롯데의 빅딜을 평가하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시스

삼성과 롯데의 ‘빅딜’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에 대해서는 이재용식 경영방법으로 그룹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반면 롯데에 대해서는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눈길이 많다. 유통으로 유명한 롯데가 화학업에 무게를 싣는 것은 물론, 매입 급액에 대해서도 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과 롯데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의 화학계열사 매각인수를 결정했다.

롯데가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 90%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지분 49% 포함) 지분 31.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빅딜은 삼성이 지난해 한화에 삼성테크윈 등 4개사를 매각한 이후, 약 1년만이라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두 번의 빅딜로 결단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그룹 내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인 다스리기 여전히 ‘관건’…反삼성 감정 거세질 듯

다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삼성인들의 ‘배신감’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리더십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매각 예정인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한화와 체결했던 ‘1차 빅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SDI 직원은 “적자가 계속된 상황도 아닌데 매각이라니 배신감이 적지 않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열심히 일해서 에너지 쪽 적자를 막아줬더니 이제는 롯데로 가라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인재제일이라던 경영방침은 어디간건지 찾아볼 수 없다”며 “부속품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때문에 삼성테크윈과 같은 마찰을 줄이려면 매각 진행만큼이나 직원 다스리기가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反 삼성 감정이 팽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시너지에 의문…자나친 투자 지적도

▲ 롯데케미칼이 삼성의 화학부문 계열사를 인수한다. ⓒ뉴시스

팔아치우는 삼성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사들이는 롯데다.

3조 원에 달하는 이번 매입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3조원 규모의 미국 에탄 크랙커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지나친 투자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은 “이번 빅딜이 롯데 측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수직계열화(ABS/PS)를 달성하고, 폴리카보네이트(PC)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지금도 ABS 자체 생산이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2조5000억 원이나 투자할 필요가 있는 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범용 합성수지(PE‧PP), 화섬원료(MEG‧PTA)가 주력제품인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M&A”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데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삼성SDI 케미칼 부문의 적정가치를 최대 1조1000억 원, 삼성정밀화학을 34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더라도 최대 2조 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이다.

흡수해도 업계 3위 머무를 듯…의미 퇴색

3조 원을 들여 삼성 계열사를 사들인다고 해도, 업계 1위는커녕 2위 탈환에도 무리가 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은 22조5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흡수한 한화도 올해 19조3000억 원 규모를 영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14조85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롯데케미칼은 삼성 계열사를 흡수한 이후에도 18조 원 수준으로 업계 3위에 머무를 전망이다.

삼성SDI 케미칼부분 매출 1조3500억 원과 삼성정밀화학 매출 1조2100억 원, 삼성BP화학 4100억 원 등 2조9700억 원의 매출, 총 2조9700억 원의 매출 상승을 예상한 결과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롯데케미칼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2시37분 기준 롯데케미칼 주식은 2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12.72%, 3만5500원 하락한 수준이다.

업계는 “인수 가격이 향후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롯데, “ABS 통해 車 신사업 진출”…유통-화학 2TOP 구도 구축

하지만 롯데 측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SDI의 ABS 부문이 취득해 둔 인증이 많아 자동차 사업 진출에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ABS는 자동차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사업인데다, 미래에는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사업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SDI가 취득해 둔 인증이 롯데가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 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ABS 원료 생산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롯데는 내수 기업 이미지를 버리고 수출기업으로 확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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