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국민담화 '막전막후', 고민하는 비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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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국민담화 '막전막후', 고민하는 비주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1.04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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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비공개 의총서 文 거취문제 논의
"그만둬도 문제…손학규·안철수가 나서겠느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시사오늘

지난밤 여의도 정가(政街)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는 후문이 돌았다.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승부수를 던짐과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야권 내 불협화음을 해소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새정치연합 내부 분위기로 미뤄봤을 때, 이는 분명 '말이 되는 소리'였다.

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늦은 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50여명은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비공개 심야 의원총회를 열었다.

문 대표가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된 이날 심야 의총은 '국정교과서'로 시작해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로 끝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 지도부가 효과적인 투쟁 전략을 세우지 못해, 되레 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또한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문 대표의 거취문제를 들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4·29와 10·28 재보궐선거 패배, 그리고 정부의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문 대표가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비주류 의원 다수는 심야 의총을 마친 후 '지역구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철야 농성 중간에 자리를 떠났다.

이에 대해 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한 중앙당직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의 거취문제를 거론하는 의원들은 비공개 의총을 열 때마다 있었다. 큰 의미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비노계 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관은 "4·29 재보선 패배는 전당대회를 치르고 얼마 안 돼 치른 선거라는 변명 거리가 있었다. 10·28 재보선 패배는 그런 것도 없다"며 "투표율이 낮았다지만 사전투표에서조차 졌다는 건 분명 문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황주홍 의원은 4일 TBS<열린 아침 김만흡니다>에 출연, "당이 선거마다 참패하고 있는데 당대표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다. 희한한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 모임 '민집모', 文 사퇴 요구 성명 왜 미뤘나

앞서 거론한 후문과는 달리 문재인 대표는 4일 대국민담화에서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해 당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던지겠다'는 식의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리라는 정치권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는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자신을 향한 비주류의 공세가 주춤하고 있는 터에 대권가도를 꿈꾸는 문 대표가 스스로 '벼랑끝'에 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 모임도 문 대표의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지난 2일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했지만, 이를 다음주로 미뤘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문 대표를 더 이상 흔들었다가는 자신들이 '벼랑끝'에 서기 십상이라는 판단이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문 대표가 그만둬도 문제다. 대안이 없다"며 "손학규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 정도 되는 사람이 나서줘야 하는데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시점은 아직 이른 것 같고, 안 전 대표는 아직 노선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번에 문 대표의 재신임을 말릴 수밖에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신임을 받으면 친노패권주의가 더 강력해질 것이고, 재신임을 못 받는다고 해도 대안이 없으니까 문 대표가 재추대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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