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퇴설' 뒤로 고개 드는 정세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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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사퇴설' 뒤로 고개 드는 정세균,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1.0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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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퇴 이후 사령탑은 누구?…"이종걸 보다 정세균이 낫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전 대표 ⓒ 뉴시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향한 비주류의 공세가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4·29-10·28 재보궐선거 패배와 국정교과서 확정 고시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문 대표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들어 야권에서는 정세균 전 대표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대표가 '문재인 체제' 이후 새정치연합의 사령탑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이유에서다.

문 대표의 사퇴는 기정사실이다.

20대 총선 전에 비주류의 공세에 못 이겨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모든 지도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이끌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헌·당규에 의거,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정계의 이목은 '문재인 체제' 이후 누가 새정치연합을 이끌지에 쏠린다. 특히 문 대표가 '타의'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야권은 일대 후폭풍에 휩싸일 게 자명하다.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갖춘 인사를 미리 물색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의 당헌·당규대로라면 문 대표가 사퇴할 시,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비주류 측이 바라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비주류 인사이기 때문이다.

'국민적 지지'를 받는 문 대표의 사퇴를 종용한 비주류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당대표직에 앉힌다면, 당은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친노(친노무현)계의 강력한 반발 또한 예상된다. 혼란을 수습하기는커녕 분열을 야기하는 꼴이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물러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록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해도 앞서 친노계가 공천을 주도하면서 20대 국회에서도 친노계가 당 내 다수파가 될 수 있다. 그 만큼 비주류의 위상은 높지 않을 것이고  '이종걸 비대위원장'의 당 장악력 역시 위축될 공산이 크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정세균 비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친노계와 비노계의 공통된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정세균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친노계와 비노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인사다.

실제로 정 전 대표는 당 통합을 위해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한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문 대표는 "아주 공감가는 구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주류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명분도 있다. 정 전 대표는 2·8 전당대회에서 이인영 의원, 오영식 의원 등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후 출마를 접었다.

'당대표 선출 가능성이 희박해 포기한 것', '문 대표와의 연대설' 등 정 전 대표의 전대 출마 포기를 두고 여러 분석이 제기됐으나, 표면적인 이유는 '당내 486-소장파를 위한 출마 포기'였다.

실제로 정 전 대표는 당초 전병헌 최고위원을 지지했지만, 당대표 출마를 포기한 후, 오영식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전 최고위원의 득표율이 생각보다 낮게 나온 까닭이 여기에 있다는 얘기도 있다.

더욱이 새정치연합 당직자들은 대부분 정 전 대표의 사람이다. '새정치연합은 정세균당'이라는 풍문까지 나돌 정도다.

이에 대해 정 전 대표는 지난 7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그럴듯하게 잘 쓴 소설일 뿐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당무에 많이 관여하고 있긴 하지만 내가 추천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관련기사: 정세균 풀 인터뷰-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651).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한 중앙당직자는 지난 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무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70% 이상이 '정세균계'"라며 "'정세균당'이라는 말이 단순 허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장악력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 전 대표도 이 같은 당내 기류를 인지한 듯 지난 5일 팟캐스트<나는 정청래다>에 출연, "내년 총선 종로구에서 재선하면 대선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정치적인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수는 총선 결과다. 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 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당선돼야 한다. 낙마한다면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위상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 전 대표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진 전 의원 등 쟁쟁한 여권 후보들이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사오늘> 165호 커버스토리 <종로大戰>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종로 지역 관계자는 "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오히려 오 전 시장이 나오는 게 쉽다. 박 전 의원은 종로에서 내리 3선을 한 정치인이다. 조직력이 막강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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