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박근혜 “승부는 끝났다” 외연 넓히자…당내인사 朴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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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박근혜 “승부는 끝났다” 외연 넓히자…당내인사 朴품으로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8.12.03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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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리즈는 박근혜 위상을 보여주는 것

월박(越朴), 복박(復朴), 주이야박(晝李夜朴), 원박(元朴)….
요즘 청와대와 여의도 정가에서 회자되는 ‘박시리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성을 따서 나온 말로 월박은 친 이명박계 의원들이 친박 인사가 돼 버렸다는 것이고, 복박은 지난해 대선경선에서 친이계로 자리를 옮겼던 친박계 인사들이 다시 유(U)턴했다는 뜻이다.

주이야박은 공식적으로는 친이계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친박계 인사를 일컫는 말이다. 원박은 원래부터 친박인사라는 얘기다.

‘박시리즈’가 우스갯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박 전 대표의 ‘위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 측이 일방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이러다가 당 내 친이계는 없고 다 친박계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 비주류로 전락한 박 전 대표 측으로 당내 인사들이 모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추적해봤다.

지난 18대 총선 공천에서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물갈이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한 ‘친박계’ 인사의 몰살이었다.

박 전 대표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공천을 비판했고,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인사들의 당선에 측면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계 몰살공천’의 주역으로는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전 의원 등이 거론됐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탄생의 주역이자 사실상 공천권을 관장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에게 대항했던(?) ‘3인방’은 정치전면에서 사라질 위기다.

박 전 대표에게 총을 겨둔 원죄 때문일까? 이들은 18대 총선에서 모두 낙선 낭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한때는 정권의 2인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패해 지난 5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정권실세에서 낙선인사로 전락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과 관련해 “강기갑 후보에게 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총선과정에서 사무총장과 공천심사위원으로 밤잠을 설쳐가며 일하다 보니 정작 지역구는 못 가게 돼 그렇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종복 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도 법무법인 ‘홍윤’에서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며 내년 국회의원 재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들의 낙선 뒤엔 ‘박근혜’가 있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에게 대항했던(?) ‘3인방’은 몰락의 길
 
이재오 전 의원의 지역구에 박사모 회원들이 대거투입 돼 ‘이재오 낙선’을 위해 뛰었다는 말들이 나돌았다.

경남 사천에서 이방호 후보를 물리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측도 “혼자만의 힘으로 당선된 것은 아니다”며 박 전 대표 측이 응원군으로 뛰어줬음을 간접시인하기도 했다. 정종복 후보의 경우 ‘친박연대’에 무릎을 꿇은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때문에 친이계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맞설 경우 ‘정치적 사형선고’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총선이 끝난 후 친박 의원들의 ‘일괄복당’ 카드를 성공시킴으로써 당내 계파 보스로의 위상을 높였다.

당내 친박인사를 60여명으로 늘린 박 전 대표는 지난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할 쯤 본격적인 ‘세’확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해왔던 것과는 딴판이다. 당내 친이명박계 의원들과 중도 성향의 초선의원들과 잇따라 만남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정기국회 시작 직후부터 김세연 장제원 현기환 의원 등 부산을 지역구로 둔 중립성향의 초선의원들과 비공개로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9월부터 정기적으로 당내 초선 여성 의원들과 오찬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런저런 '물밑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속내는 지난 대선경선이 조직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란 판단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친박계 인사들이 만든 ‘여의포럼’과 ‘선진사회연구포럼’ 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의포럼에는 주도성향으로 분류되는 유기준 김세연 장제원 이한성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어 친박인사들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의포럼은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애당초 친박무소속연대와 친박연대 의원들의 단일대오를 위해 만든 것. 복당후 의원 연구모임으로 변신했다.

지금은 중도성향의 의원 등이 참여하면서 세를 20여명까지 불렸다. 이들은 격주로 만나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토론하며 결속을 다지고 있는데, 박 전 대표가 만찬에 참석하기도 한다.

선진사회연구포럼은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과 이성헌 의원이 주도해 국회에 등록한 정책연구모임이다. 친박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단체로 의원수는 약 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이 외연확대를 쉽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박 전 대표에 대항할 당 내 인사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지도나 대중지지도를 따라잡을 인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박근혜 독주’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먼저 연락하기 보다는 만나자는 요청에 의해 초재선 의원들과 면담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이계 자체가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풍문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대표의 ‘세’확산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 친박인사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친이 친박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친박근혜로 넘어오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모르겠다. 지금 친이 친박을 구분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친이계로 간 의원들이 다시 친박쪽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런 말들을 들었는가.
“못 들었다. 경제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친이 친박계를 나눈다는 것은 넌센스다.”

-친박계 인사들이 ‘이재오 귀국’을 막고 있다는 게 사실이냐.
“모르겠다. 들어본 적도 없다.”

-그렇다면 이재오 귀국에는 찬성하는가.
“생각해 본 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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