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추락은 文·安의 '소심한 정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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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추락은 文·安의 '소심한 정치' 때문?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5.11.19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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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쟁점 사항마다 명확한 입장 표명…결정적 순간엔 모험 감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안철수 전 공동대표 ⓒ 뉴시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심함'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논란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새정치연합은 여전히 무능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두 사람이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1월 3주차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재인 대표는 15.7%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22.2%)에 크게 밀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5.4%에 그쳐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도 2.8%p 차로 뒤처졌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누렸던 인기는 어느새 사라진 지 오래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대중적 인기를 올렸었다. 이랬던 그가 요즘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대신 '희망스크럼 3인 공동지도부 체제'라는 어정쩡한 제안을 내놓았다. '문 대표가 외연확대에 힘쓰기는 커녕 자신의 기득권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주변에 벽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18일 문 대표의 '3인 공동지도부 체제' 제안에 대해 "리더십이나 당 운영 상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졌던 비주류 의원들을 일거에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사람으로 매도했다"고 발끈했다. 문 대표의 제안은 마치 '나 혼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고 나눠서 행사할테니 제발 사퇴 얘기는 그만 하라'로 쉽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19일 "공동지도부 체제 제안은 당사자인 3명 중 2명은 뭔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계 대표격인 문병호 의원은 "비판자를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 안하무인 독선적 태도"라면서 "문 대표의 제안을 보고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확실한 정치적 결단을 내놓기보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뒷담화에 열중한 모습이다.

최근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방침에 끊임없이 '태클'을 걸어왔다. 그는 지난 3일 덕성여대에서 강연 후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제안한 혁신안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싸울 건 싸우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런 모습은 당내 비주류가 단도직입적으로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과 분명 다른 모습이다.

사실 안 전 대표의 혁신안에 대한 문 대표의 입장은 뻔하다. '매우 좋다. 다만 좀 더 검토해서 반영하겠다'이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는 10.28 재·보궐선거 이후 비주류 일각에서 계속된 문 대표 사퇴론에 대해 명확한 답은 내놓지 않고 "당이 바뀌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치열한 논쟁에 의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다소 애매한 말만 반복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희망스크럼 공동지도부 체제와 관련해서도 "조금 더 의견을 들어보고 시간이 지나면 응답을 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우유부단한 모습의 원인을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커리어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주요 순간마다 상대방에 양보했다가 낭패를 봤던 탓에 피해의식이 생겼다는 것. 실제 안 전 대표는 지난 2011년에는 박원순 시장에게, 2012년에는 문재인 대표에게 서울시장과 대선 후보를 양보했지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뚜렷하고 선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일반론이다. 또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선 결정적인 순간에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데 별다는 이견이 없다.

이날 상도동계 한 인사는 "YS는 쟁점이 제기될 때마다 명확한 입장을 내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실제로 그랬다"고 말했다. 또 "3당 합당 당시에도 '다수인 민정계 세력에 밀릴 것'이라며 주위에서 말렸지만 그는 모험을 감행, 결국 'YS 대세론'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이나 안철수 모두 YS의 패기와 선명성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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