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원성의 목소리와 한국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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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원성의 목소리와 한국 소비자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5.12.0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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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전세계 비난, but 대한민국은 구매 '북새통'…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파문에도 11월 국내 판매량은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뉴시스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무시한다며 비난을 퍼붓던 원성의 목소리는 그저 한번 질러본 제스쳐였던가.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키고도 안일한 대처로 비난을 퍼부었던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한 달 만에 돌변해 폭스바겐 매장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지난 10월 판매량이 947대에 그치며 전월(2901대) 대비 67.4%의 급락세를 보이며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상황은 역전돼 11월 폭스바겐 판매량은 월 최고치인 3500대를 넘볼 정도로 급증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환경부로부터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확인돼 국내 판매 차량 12만5000여 대의 리콜 명령을 통보받았지만 11월 판매량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시장 반등세는 미국시장 내 11월 판매량이 25% 급감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데다 월 최고치마저 기록할 수도 있다고 하니 놀랍기까지 하다.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죄를 지어 전세계적으로 손가락질 받는 폭스바겐을 대한민국 국민들만은 용서한 것일까.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는 현재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차량과 배출가스 조작 차량은 별개인데다 일부 차종에 대해 최대 20% 가까운 할인, 최장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의 대대적 프로모션을 펼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을 찾은 고객들이 몰리다 보니 구매 상담을 위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농담도 흘러나온다.

고객들 입장에서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수입차를 몰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니 호기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잘못을 저지른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한발 느린 대처로 원성을 샀던 폭스바겐에 대해 이렇게 관대하게 넘어가는 것은 짚고 가야 하지 않을까.

고객들에게 아무리 가격 메리트가 우선이라 할지라도 이런 식으로 넘어간다면 타 수입 브랜드들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을 우습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 국민 스스로 무시를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대목이다.

또한 죄를 저질러도 큰 반성의 기미 없이 돈으로 해결하려는 접근과 이에 동조하는 모습은 경제 논리에 얽매여 있는 우리네 사회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자아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은 대한민국 소비자의 몫이며 개개인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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