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표페인트, 빈 페인트 수억대 납품비리 의혹…제보자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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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표페인트, 빈 페인트 수억대 납품비리 의혹…제보자 자살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2.02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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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노루표페인트가 수억대 빈 페인트 납품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노루표페인트 홈페이지

국내 페인트업계 1위 노루표페인트가 경기도의 한 아파트 도색작업에 쓰일 페인트에 물 섞인 통을 납품하는가 하면 빈 페인트통을 납품해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노루표페인트는 납품비리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횡령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문제는 노루표페인트의 이같은 비리 정보를 수사기관에 신고한 제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가 오산시 부산동 운암 주공1단지 아파트 외벽 등 도색작업에 쓰일 페인트 중 일부에서 물이 섞여 있거나 빈통인 것을 아파트 입주민들이 확인하고 지난달 18일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사건은 도색작업을 진행하던 한 인부가 페인트에서 물과 빈 통이 많이 발견된다는 말을 듣고 지난 11월17일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도색작업에 필요한 페인트를 실은 트럭을 급습하면서 드러났다.

현장 확인결과 빈 깡통이거나 물이 들어있는 페인트통이 1080개에 달했다. 페인트 한통당 납품가는 7만6000원으로, 전체 납품액은 8000여만원이다.

해당 아파트의 도색작업은 13억원 규모의 공사로, 노루페인트는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에 5회에 걸쳐 페인트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도색작업에 시작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날 5차분만 1080통이 발견된 것과 앞서 납품된 규모까지 합치면 수억원대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자대표가 시공, 납품업체와 짜고 공사비를 부풀려 횡령했을 것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노루페인트와 아파트관리사무소가 담합해 공사비를 횡령하려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영업사원이 이번 공사를 단독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고 내부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빈 페인트통이 배달된 당일 노루페인트 측은 물류센터 출고기록이 없다고 확인했다.

발견된 빈 통이 ‘모두 라벨이 없는 제품으로 본사출고 제품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경찰에서 두 차례에 걸쳐 피진정인 조사를 받은 해당 영업사원은 진술을 일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경찰 수사 중에 이번 도색공사 자재 납품 비리 정보를 수사기관에 신고한 제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26일 제보자 김모(53) 씨가 자택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과장이었다.

이번 김 씨의 자살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경찰이 비리에 연루된 세력들 대신 김 씨만 무리하게 몰아붙이다 이렇게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11월18일부터 자살한 26일까지 총 5번에 걸쳐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 등은 단 한 번도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납품비리 사건을 두고 경찰의 초등수사 미흡, 신종리베이트, 지역 정치인 연루 등 온갖 소문이 무성해 오산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실제로 페인트 통에 물을 채워 넣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창고가 하룻밤사이 누군가에 의해 말끔히 치워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품고 있다.

게다가 입주자대표는 공개입찰을 거치지 않고 해당 시공, 납품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입주자대표가 지역 정치인과 막역한 사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져 신종 리베이트 수법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제보자 김 씨의 사인과 납품비리는 계속 수사 중이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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