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비주류, '문재인 대안'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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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비주류, '문재인 대안' 제시하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2.03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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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野, 文 중심으로 통합하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CI ⓒ 새정치민주연합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대표를 위시한 비주류에 '강공'을 펼쳤습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분열과 공멸의 전대'로 못박으며 거절한 뒤, "당을 흔드는 일은 정면 대응하겠다"고 일갈했습니다.

또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문 대표는 "당 기강과 윤리를 바로 잡는 데 있어 친노(친노무현)든 친문(친문재인)이든 비주류든 원칙 앞에 예외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표의 단호한 입장 표명에 '문재인 흔들기'에 나섰던 비주류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실상 비주류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는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문 대표의 희생과 결단이 없는 혁신이 당의 혼란과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은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 대표가 물러나야 당이 산다는 '대안 없는 강변'만 엿보입니다.

'통합 전대'니, '혁신 전대'니 명칭이 다양하지만 비주류가 원하는 건 결국 총선 전 '조기 전대' 개최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조기 전대'를 통한 새지도부 구성이 '문재인 체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언뜻 들으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내년 초 전대 개최로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를 누려 정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8 전당대회 직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32%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위협할 정도였지요.

또한 문재인, 안철수, 박지원 등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새정치연합의 사령탑에 오른다면, 야권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도 공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천정배, 박주선 등 탈당 인사들이 합류한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같이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2·8 전대 직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건 오로지 '문재인의 힘'이었습니다. 당시 문 대표는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과 10%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전대가 당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게 아니라, 문 대표가 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박지원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됐다면 지지율이 올랐을까요. 정치에 '가정'은 삼가야겠지만, 기자는 결단코 아니라고 봅니다. 2·8 전대에 나선 당대표 후보들은 하나같이 '변화와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박 의원은 야권 내에서 '구시대의 인물'로 통합니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조에 맞지 않습니다.

새로운 인물이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도 적습니다. 비주류가 '문재인 흔들기'에 나선 배경은 '공천권'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할 겁니다. 정황상으로는 '안철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 전 대표는 전략공천 파문으로 7·30 재보궐선거를 패배로 이끈 장본입입니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조기 전대에서 문 대표가 다시 '재신임' 받는다면 비주류가 수용할까요. 그 또한 아니라고 봅니다. 선출 방식과 과정을 운운하며 딴지를 걸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총선 참패의 책임을 물어 문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주류 대권 주자를 옹립하려 들겠지요.

조기 전대는 당의 자원에도 큰 피해를 줍니다. 전대에는 막대한 예산과 인적 자원이 들어갑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지역 관리와 공약 수립에 써야 할 당력을 훼손시킬 뿐입니다. 힘을 낭비하는 것이지요.

한때는 기자도 문 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용퇴해야 야권이 총선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이상 리더십이 휘둘리다가는 정말 새정치연합이 어렵겠다는 생각이었지요(관련기사: '내 손 먼저 잡아줬던 문재인 대표는 어디로 갔나요'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067).

하지만 이미 용퇴 타이밍은 놓쳤습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힘에 업고 야권을 압도하는 눈치입니다. 새정치연합의 2016년도 예산안 협상 실패는 그 방증입니다.

이제 새정치연합은 127개의 계파로 분열된 당력을 회복하고 통합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문재인 대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못마땅하다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대안이 없는 논쟁은 소모적일 뿐입니다. 당원과 국민에게 피로감을 줄 뿐입니다.

아울러,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계는 왜 호남이 자신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겁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부입니다. 광주가 왜 천정배를 선택했는지부터, 현재 새정치연합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 가운데 왜 호남 출신이 하나도 없는지 파악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19대 대선 승리는 요원한 일이 될 겁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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