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재벌개혁, 언론이 막아” 주장…‘주목’
“YS 재벌개혁, 언론이 막아” 주장…‘주목’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2.04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세일, "언론 이용한 재벌의 압박으로 '좁은 개혁'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 시사오늘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가 추진했던 재벌개혁을 한 언론이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YS도 재벌개혁을 추진했다. 기업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문어발식 경영과 순환출자 등을 공정거래차원에서 규제하고, 나아가 은행대출 출자전환, 외부 이사제 도입 등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중간에 정보가 밖으로 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정보를 입수한 재벌들은 언론을 통해서 압박을 가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한 경제지가 사설에서 '정신 나간 세추위(세계화추진위원회)'라면서 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재벌개혁을 생각하느냐는 식으로 주장했다"고 말했다.

'정신 나간 세추위'라는 박 교수의 기억은 사실과 약간 다르다. 박 교수가 말하는 한 언론사는 1995년 9월 14일자 지면에 '世推委(세추위)의 엉뚱한 發想(발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들은 사설을 통해 "세추위가 기업지배구조 세계화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며 "다른 것도 아닌 기업 활동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제도변화를 불과 몇 개월간 작업으로 결론을 내리고 제도화하려고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YS표 재벌개혁을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 개입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세계화도 좋지만 한국적인 것은 모두 反(반)세계적이라는 고정관념 아래 무엇이든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1995년 9월 14일자 한 언론사 사설 '世推委(세추위)의 엉뚱한 發想(발상)'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박 교수는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내면서 YS표 개혁 작업을 선봉에서 추진한 인사다. 당시 재벌개혁은 청와대 정책기획실과 세추위(공동위원장 이홍구·김진현)가 맡고 있었다.

그러나 앞선 언론사가 사설을 낸 이후, 세추위와 박 교수는 국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재벌개혁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세추위와 박 교수는 재벌개혁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인호)에 넘겨야 했다. 이미 사법개혁과 교육개혁을 진행하고 있던 탓에 재벌기업들의 압박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공을 넘겨받은 공정거래위는 '내부거래 규제', '계열사 간 빚보증 규제' 등 재벌개혁을 추진했지만, 애초에 세추위와 박 교수가 구상했던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재벌개혁까지 맡기에는 사법개혁, 교육개혁 등 내가 펼친 전선이 너무 많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공정거래위에 넘겨 추진하라고 했다"며 "세추위에서 공정거래위로 넘어가면서 처음 구상했던 것보다 좁은 형태의 개혁으로 끝나버렸다"고 회고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