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귀신 그리듯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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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귀신 그리듯 해서는 안된다
  • 편집주간
  • 승인 2008.12.0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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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임금이 한 화공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그리기 어려운 것과 제일 그리기 쉬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화공은 “그리기 어려운 것은 개나 말 같은 것이고 쉬운 것은 귀신입니다”고 답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개나 말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쉽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데도 그리기가 오히려 더 어렵습니다. 귀신은 형체가 없어 사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그려도 귀신을 본 사람이 없어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를 가려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나 행정도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계획과 비전을 그려내는 것보다도 가장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시민생활을 다루는 것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규모와 관계없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은 사람들대로,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사람들 모두 어렵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삽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밥술이나 뜨고 사는 사람인데도 대학을 나와 집안에서 빈둥빈둥 놀고먹는 자식을 가진 부모들 역시 가슴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우리사회는 지금 청명한 가을하늘에 먹구름 끼듯이 어둡습니다.

깨진 보도블록이 있으면 곧바로 고쳐줘야 하고 산책로가 필요하다면 산책로를 만들어야 줘야 합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이태백’이라는 조어가 없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귀신은 누구나 그릴 수 있습니다. 민초들은 개나 말을 그려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민초들은 거시경제가 어떻고 미시경제가 어떻고 하는 어려운 말은 모릅니다.
빈둥빈둥 노는 자식 일자리를 해결해주고 서푼을 받더라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원하고 있습니다. 몸이 녹초가 되더라도 자식들 배불리 먹이고 공부 잘하게 해 줄 수 있는 정치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부디 정치를 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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