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함에 구설수 유발하는 L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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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함에 구설수 유발하는 L주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2.27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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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말로 천 냥 빚 갚는다” 자숙 모르는 L주류에 주는 교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지난 25일 검찰로부터 기소된 L주류의 행태를 보면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구타유발자들>을 연상케 한다.

영화는 왕따 문제에 더해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설정으로, 더럽고, 잔인하고, 지저분하고, 불쾌하게 묘사해 나가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만을 보면 결코 L주류와 연관 짓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OOO유발자’라는 뜻을 풀이하면 달라진다. 유발자라는 것은 ‘OOO’의 발생을 초래한다는 의미다.

검찰의 기소 후 L주류의 태도는 분명 ‘OOO’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 25일 검찰이 우리나라 대형 주류업체인 L주류의 임원 2명에 대해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

이들은 자사의 소주에 들어간 물, 즉 ‘알칼리 환원수’가 아토피나 당뇨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허위내용을 담은 홍보용 만화를 대학가의 판촉행사를 하면서 뿌린 혐의다.

이번 검찰이 약식기소 하면서 벌금 500만원의 처분도 황당하지만, 검찰의 기소에 너무나도 뻔뻔함을 보이는 L주류사의 태도는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L주류 관계자는 검찰 기소 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물과 관련된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설명하기에는 어떤 복잡한 얘기가 있다’는 것은, 여전히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자사의 소주가 마치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듯하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물론 알칼리 환원수는 전기분해 처리한 지하수로,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 내 이상발효, 위산 과다 등 4가지 위장장애에만 그 효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질병예방, 비만세포 감소, 당뇨병 개선, 아토피 개선 등 마치 질병에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홍보했다.

게다가 L주류의 소주에 사용된 알칼리 환원수는 몸에 좋은 알칼리 환원수의 수소이온농도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L주류 소주 제품의 알칼리 환원수 수소이온농도는 pH 8.3으로, 기준치인 pH 8.5 이상에 못 미친다.

이런데도 L주류는 이번 검찰의 기소가 억울한 모양이다. 검찰도 벌금 500만원의 약식기소에 그쳤는데도 말이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L주류의 '처음처럼' 소주제품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시정명령, 과징금 1억4300만 원까지 부과받았다. 여기에 검찰로부터 하이트진로 임직원 4명에게 벌금 최대 2000만원 처분이 내려졌다.

영화 <구타유발자들>은 ‘과다친절은 오해를 부르고, 섣부른 오해는 주먹을 부르고, 사소한 주먹 한방은 피떡이 돼 다시 돌아온다’로 요약된다.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물과 관련된 얘기가 있다”라는 L주류 측의 해명은 과다친절을 하려다 오해가 생길까봐 말을 아낀 것일까? 그렇다면 확실히 설명을 했어야지, 왜 설명을 할 듯 말 듯 흐렸을까?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여론에 가장 많이 노출 돼 있는 정치인과 연예인들은 말 한마디로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형국을 많이 봐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각종 특혜시비를 겪고 있는 재벌가 총수들 또한 마찬가지다.

자숙을 모르는 L주류에 속담으로 교훈을 주고 싶다.

“한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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