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분열'…새해 '호남' 길거리 민심,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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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분열'…새해 '호남' 길거리 민심, '차분'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1.02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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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문재인·안철수 편 가르기에 총선 승리 잊힌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안철수 무소속 의원 ⓒ 뉴시스

새해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다. 벌써부터 여러 전망과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현재 야권 분열에 대한 호남 만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여론조사 수치 뒤에 숨겨진 호남의 '길거리 민심'은 어떨까. 

새해 첫날 <시사오늘>이 찾은 광주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냐, 안철수 의원의 신당이냐' 양자택일 질문을 던지자, 광주 시민들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에 사는 이미례 씨(88)는 이날 기자와 만나 "평생 야권 지지자였지만, 선거에서 져도 책임지지 않는 문 대표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렇다고 안 의원이나 다른 신당이 믿음직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새누리당은 아예 선택지에도 없고 기권을 통해 야권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광주의 지역 정체성과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억을 이유로 문 대표의 더민주당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현재 더민주당 탈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병완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남구에 사는 회사원 김창석(59) 씨는 "더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김 씨는 "안철수 신당을 지지한다면 광주 사람들은 지역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광주는 5·18 민주화운동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진보를 지지해왔는데, 안 의원 측은 중도보수를 주창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씨의 아내 박진숙(54) 씨는 "호남은 故노 전 대통령을 만들어낸 벅찬 기억이 있고 이번에도 문 대표를 통해 정권 교체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 의원이 '호남의 사위'라는데 사실상 호남과 관련된 게 없다"면서 "정치적으로도 이룬 건 없으면서 야권 내에서 '술래잡기'하며 몸집만 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광주지역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안 의원 신당에 호감을 표했다. 이유는 反문재인 심리와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의 합당 가능성 등이 있었다.

최근 더민주당을 탈당한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구에서 빵집을 운영 중인 황승배(52) 씨는 "문 대표의 리더십 부족과 당내 친노(親盧) 패권주의가 지긋지긋하다"면서 "그나마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안 의원 신당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국민회의'를 창당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식품납품업에 종사하고 있는 구인환(68) 씨는 "여기 시장 상인들 거의가 안 의원 신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구 씨는 "안 의원 측이 신선한 이미지에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천 의원과도 합당할 가능성이 높아 밀어주고 싶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문 대표와 관련, "故노 전 대통령은 호남 인사에 야박하게 굴었다"면서 "문 대표도 힘을 실어줬다간 똑같이 뒤통수 맞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분열로 인한 파장으로 호남의 길거리 민심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각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철(27) 씨는 "주변을 보면 문 대표와 안 의원 편 가르기에 총선 승리에 대한 생각은 잊힌 것 같다"면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내년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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