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재계, 3세 시대 '시동'…주력사업에 후계자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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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재계, 3세 시대 '시동'…주력사업에 후계자 '포진'
  • 방글 기자
  • 승인 2016.01.06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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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한화.금호.두산 등 승계 작업 속도 전망…신년사에서도 힘 실어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2016 재계 승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뉴시스

현대차, 제네시스 띄우기…정의선 띄우기?

2016년 재계의 공통된 화두는 ‘승계’가 될 전망이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한화와 금호, 두산 등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신년사부터 정의선 부회장이 진행 중인 ‘제네시스’에 힘을 실었다. 승계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승계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9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차 주식 316만 주를 사들인 데 이어 11월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현대차 주식 226만5000주를 확보하며 2.28%의 지분을 확보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정의선 부회장을 필두로 제네시스를 론칭한 것과 관련,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띄우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신년사에서도 제네시스를 향한 현대차그룹의 애정은 돋보였다.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시장에 조기 안착시킬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말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과 세계시장 진출’을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연말인사에서는 ‘제네시스를 위한 인사’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람보르기니 총괄 임원을 역임한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제네시스전략담당(전무)으로 임명한 데 이어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앉혔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는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호 박세창에 쏠린 눈…승계작업 박차 vs 문책성 인사

계열분리와 금호산업 인수까지 마무리한 금호그룹의 승계작업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2월 1일로 예정된 그룹 임원인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박세창 부사장의 경우 2년만에 전무로, 1년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지만, 부사장 직함을 4년째 달고 있는 만큼 승계 대상자가 되기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사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초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가 사흘만에 하차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하차 의사를 전달한 까닭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진행 중이고, 그룹 차원에서 승진을 고려하고 있다고 풀이되는 만큼 승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에어서울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를 취득한 것도 승계작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업계는 금호그룹이 박 부회장을 에어서울의 요직에 앉힐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호의 핵심 사업인 항공사 근무 경험이 없는 만큼, 경영수업을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정기인사를 통해 아시아나세이버 대표로 선임된 것도 항공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특히 박 회장이 위기 극복, 이윤 창출을 위해 에어서울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영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맡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노사 분쟁으로 최장기간 전면파업하고 있는 만큼 문책성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금호산업 인수에서 금호타이어 주식을 내놓고 금호기업의 2대주주(25.1%)로 올라선 만큼 확률은 높지 않다.

집유 김승연, 아들 3형제에 조기 승계할까

한화는 이미 김승연 회장의 3형제에 대한 승계구도를 잡아가고 있다. 첫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태양광 등 미래산업을 맡고, 차남 김동원 부실장이 금융, 3남 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건설과 유통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승계작업에 대한 관심은 연말 인사와 신년사에서도 등장했다.

연말 인사에서는 김동관 전무가 1년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김동원 부실장이 디지털마케팅 팀장에서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막내 김동선 과장은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에 투입되며 경영보폭을 넓혔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업통합 이후 경쟁력을 회복중인 태양광 부문도 이번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보듯 신재생에너지로서 가치와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독보적인 초일류 기업을 목표로 도전해야 한다”고 말해 태양광 사업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업계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 기간인 만큼 경영 전면에 아들들을 배치해 회사를 이끌어 가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형제가 모두 나이가 어려 아직 승계 작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김승연 회장 역시 29세에 경영을 시작한 만큼, 조기 승계론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김승연 회장이 아들들의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승계 구도를 잡은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만큼, 경영권 분쟁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어찌됐든 지난해 3형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동관 전무가 한화큐셀에서 최대 실적을 냈고, 김동원 부실장은 핀테크 사업에서, 김동선 과장은 면세점 사업에서 성과가 예상된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3남 띄우기’가 한창인 만큼, 올해 승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화그룹은 김동원 팀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 주도로 중국 디안롱사와 MOU를 맺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한화그룹

형제갈등 롯데, 후계자 정리될까

형제 갈등으로 분란을 겪고 있는 롯데 후계자의 정착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다른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됐지만, 롯데의 두 황태자는 각각 63세, 62세다. 이미 경영 수업을 마스터한 만큼, 올해도 불꽃 튀는 전쟁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롯데家 두 형제의 1차전쟁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형제경영 두산, 이상 기류…박서원 무서운 ‘존재감’

유일하게 형제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규칙대로라면 박용만 회장의 다음 타자는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다. 박용만 회장의 동생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두산그룹에서 계열분리해 경영권 승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용만 회장의 아들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의 약진이 눈에 띈다. 그룹 내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는 모양새다.

박서원 부사장은 빅앤트 인터내셔널을 홀로 경영하다 지난 2014년 오리콤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콘돔 브랜드 ‘바른생각’, 사회공헌활동 ‘이런쨈병’ 등이 이슈를 낳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컴 인수 등으로 오리콤을 업계 톱5로 끌어올린 것도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두산의 면세점 사업에서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업계는 박서원 전무가 경영보폭 넓히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이 4년째 회장직에 있는 것도 올해 승계 작업이 이뤄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두산이 올해 승계를 위한 작업을 하나씩 진행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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