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손잡은 안철수의 2가지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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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손잡은 안철수의 2가지 '자가당착'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1.07 16: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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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새정치'는 어디가고 '셀프 재신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무소속 김한길 의원과 손을 잡았다. 김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안 의원과 오찬을 함께 갖고 '안철수 신당'에 합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20대 총선 전 국회 교섭단체 확보를 위해서는 김 의원과의 재결합이 불가피했다는 견해가 다수다. 하지만 기자는 이로써 안 의원이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것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 '안철수 신당' 합류한 무소속 김한길 의원, 무소속 안철수 의원 ⓒ 뉴시스

"우리 당이 집권하려면 도덕적 면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해야 한다. 부패 관련자는 피선거권과 공직취임권을 영구 제한해야 한다. 당 소속 공직자가 부패에 연루됐다면 정당은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2015년 9월 20일, 안철수)

"나는 분명하게 약속한다. 청산해야 할 사람들과는 연대하지 않는 정당을 만들겠다.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만들겠다"

(2015년 12월 21일, 안철수)

김한길 의원은 그간 우리 정치권에서 터진 부정·부패 스캔들에 자주 이름을 올린 인사다.

김 의원은 2000년 3월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 당시 16대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선거기획단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조 전 부회장에게 받은 돈을 여론조사에 썼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그를 2004년 불기소 처리했다.

최근에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 검찰은 김 의원이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있다며 소환을 통보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박근혜 정권의 '공안 탄압'으로 규정하고 불응했다.

이것이 '안철수의 첫 번째 자가당착'이다.

안 의원은 신당 비전 중 하나로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들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탈당 전에도 혁신안을 통해 "도덕적 면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과 손잡는 건 '부패에 단호'하다고 보기 어렵다. '도덕적 면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하기는커녕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내친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에게도 밀리는 모습이다.

'혁신'과 '새정치'를 '분명하게 약속한다'는 안 의원의 공언은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허언'이 돼 버린 것이다.

김한길과 손잡음으로써 발생하는 '안철수의 두 번째 자가당착'은 '셀프 재신임'이다.

안 의원과 김 의원은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때 서울 동작을 기동민 공천, 광주 광산을 권은희 공천 등 전략공천 파문을 일으켜 당을 패배의 길로 이끈 장본인이다.

당시 두 사람은 "선거 결과는 대표의 책임이다.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져서 죄송하다. 백의종군하면서 밖에서 힘을 보태겠다"며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7·30 재보선 후 새정치민주연합은 2·8 전당대회 전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재보선 참패의 후폭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천정배 탈당'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7·30 재보선 때 광주 광산구 출마를 위해당 지도부에게 공천을 요구했지만 안 의원과 김 의원을 이를 거절했다. 천 의원은 재차 경선이라도 치르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의원은 이 또한 단칼에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천 의원은 지난 2015년 4·29 재보선 무렵 탈당을 선언했고, 광주 서구을 지역에 무소속 출마했다. 문재인 대표는 천 의원이 탈당하기에 앞서 경선 참여를 권유했으나 천 의원은 이를 거절했다. 7·30 재보선에서 공천을 못 받았으니 이번에는 경선 없이 출마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이후, 천 의원은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당선돼 친정에 칼을 겨누기에 이른다.

안철수·김한길 지도부는 분명 실패한 체제였다. 당에 혼란을 야기하고, 야권 분열의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다.

이로 미뤄봤을 때, 안 의원과 김 의원의 '재결합'은 무책임한 '셀프 재신임'에 가깝다.

두 사람은 2·8 전대에서 당원들이 직접 뽑은 당대표를 끊임없이 흔들면서 당심을 따르지 않았고, 야권 분열을 조장·단행하면서 민심을 흐렸다. 그리고는 양당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신당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며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사실상 '셀프 재신임'을 선언한 것과 다름 아니다.

'안철수의 두 번째 자가당착'이 발생하는 대목이다. 이런 안 의원은 문 대표가 재신임을 물으려하자 '혁신의 본질을 비껴가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은 완전히 혁신의 본질을 비껴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9월 9일, 안철수)

기자는 안 의원에게 묻고 싶다. 당원들로부터 선택받은 당대표가 재신임을 묻는 게 '혁신의 본질'에서 비껴난 것이라면, 당을 박차고 나간 전직 공동대표들의 '셀프 재신임'은 과연 얼마나 '혁신'과 '새정치'의 본질에서 비껴난 것인가.

정답은 오는 4월 13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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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함 해봅시다 2016-01-08 12:29:28
본질에서 비켜갔나요? 비껴갔나요?

맘을 곱게갖자 2016-01-08 04:25:51
기자는 아마 안철수신당이 총선에서도 쫄딱망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속마음일 것. 그런 마음의 사람이 기사를 쓰니 그런 기사일 수 밖에는,, 또, 김한길 정도가 부패자라면 이나라 국회의원 몇명이나 부패자가 아닐 수 있겠는가? 또 성완종? 어떻게하면 야당죽일가만 고민하고있는 권력의시녀 검찰들이 왜 그를 그냥 뒀겠는가. 사실이 될 수 없기때문이란 것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