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완다시네마와의 지분 맞교환은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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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완다시네마와의 지분 맞교환은 '자충수'
  • 방글 기자
  • 승인 2016.01.13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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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中기업과 합작한 실패사례 참고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CJ CGV가 중국 완다시네마와 지분 교환 소문을 두고, 중국 진출이 활발해질지 실패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뉴시스

얼마전 CJ CGV와 중국 1위 완다시네마가 지분 맞교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화계 곳곳에서는 CGV의 중국 진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했지만, CGV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공시, 소문이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았다. 지분 맞교환설이 나오게 된 경위와 CGV가 곳곳에서 호재라고 판단하는 소문에 대해 즉각 대응한 이유는 뭘까.

#1. 지난해 10월, 삼성생명의 중국 합작사 중항삼성인수가 중은삼성인수로 재출범했을 때 업계는 삼성생명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항삼성인수는 삼성생명이 공동 최대주주로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중은삼성인수에서는 지분율이 25% 줄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영권이 중국은행으로 넘어가버린 셈이다.

처음 삼성생명이 중국항공과 손을 잡은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중국당국이 자국의 금융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의 지분 보유 비율을 제재하고 있는 방침을 따라간 것과 중국 회사와의 합작을 통해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항공과 지분만 나누고 경영권은 삼성생명이 행사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몇해 뒤,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은행을 중항삼성인수의 대주주로 승인하면서 구상은 뒤틀렸다. 중국은행이 51%, 삼성생명이 25%, 중국항공이 지분의 24%를 각각 보유하게 된 것이다.

반면 중국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생명보험 사업에 진출하지 않고 있던 중국은행은 손 쉽게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항삼성은 결국 실패했다. 중국은 외국계 회사에 대한 규제가 워낙 심해 진출이 쉽지 않다. 결국 중국만 좋은 일 시켰다”고 평가했다.

#2. 카페베네는 지난 2012년,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중국 중치투자그룹과의 합작 형태로 중국에 진출했다. 한때 600여곳의 점포를 확보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법인과의 마찰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업계는 중국기업과 합작형태로 진출한 것을 패착으로 분석했다. 중국 법인과 마찰이 생기면서 카페베네 중국법인 대표가 중치투자그룹 측 인사로 바뀌게 됐고, 이 과정에서 경영에서도 손을 떼게됐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투자금 회수는 고사하고 부채폭탄을 맞았다. 급기야 서울 청담동 본사를 비롯해 소유 건물과 토지 매각 등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CGV와 완다시네마의 지분 맞교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완다가 CGV중국법인을 사겠다고 제안하면서 부터로 알려졌다. CGV 측이 부정적 의사를 표현하자, 지분 맞교환으로 회유한 것이다.

CGV도 처음에는 완다와의 지분 교환이 중국진출이 수월했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韓中 합작사들의 실패사례를 보고 방향을 틀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도 분석은 나뉜다.

CGV와 완다시네마 간 전략적 제휴가 공고히 될 것이라는 시각과 사실상 완다의 입맛대로 CGV를 경영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이들은 “중국 극장 사업 뿐 아니라 영화 제작에서도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영화 제작 기술까지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완다시네마와의 지분 맞교환이 중국 시장에서 CJ CGV의 날개를 꺾을 수 있다는 예상은 과한걸까.

얼마 전 만난 거시경제연구원의 말이 떠오른다.

“중국과 함께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은 한국기업을 사려고 든다. 자금력으로 한국 기술을 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돈이 있는데 뭐하러 협력을 하고, 이익을 나누냐는 해석도 깔려있다. 중국 진출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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