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분란 일으킨 자승, '새정치' 말할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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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분란 일으킨 자승, '새정치' 말할 자격 있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1.15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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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자승, 본인부터 '중도' 지켜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안철수 신당' 국민의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우리가 이번에 새로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의 생각들을 말씀드리고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정치는 명대승심(名大乘心), 대승(大乘)의 마음인데 이는 곧 중도"라며 "너와 나를 가르지 않고, 남과 북을 가르지 않고, 친소를 가리지 않고 국민에게 차별 없이 다 이끌어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는 과연 자승 스님이 안 의원에게 '새정치'에 대한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동국대학교에서 일고 있는 분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현재 동국대 학생들은 총장 보광 스님과 이사장 일면 스님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보광 스님은 학교 윤리위원회로부터 논문 표절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사회의 선출로 총장에 올랐고, 일면 스님은 '탱화 절도'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이 동국대 총장·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배후에는 자승 스님이 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보광 스님과 일면 스님은 조계종 내에서 자승 스님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두 사람은 2013년 자승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되는 데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자승 스님, 일면 스님 등은 2014년 12월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을 만나 총장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외압을 가했다. 그리고 이듬해 5월 동국대 이사회는 보광 스님을 신임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로 인해 동국대 총동창회까지 둘로 나뉘어 학생들에게 총동창회 장학금이 미지급되는 일이 발생한 사실도 <시사오늘>의 취재 결과 확인된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동국대 총동창회 분규 사태, 재학생 장학금 미지급 '우려',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647).

조계종 내의 권력 분쟁으로 학교가 '아비규환(阿鼻叫喚)', '아수라장(阿修羅場)'으로 변질된 것이다. 그야말로 '부처의 상아탑'에 탐욕(貪慾)의 먹구름이 드리운 꼴이다.

기자는 학교를 어지럽힌 자승 스님은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11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국대의 '법봉'에 균열이 더 생기기 전에 안 의원에게 자신이 충고한 '중도'의 정치를 본인부터 지키길 바란다.

자승 스님은 정치권을 향해 입을 열기에 앞서, 동국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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