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권력 후예②]원희룡·남경필·박원순·안희정의 남자들
[미래권력 후예②]원희룡·남경필·박원순·안희정의 남자들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1.23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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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이기재' '남경필·이승철' '박원순·임종석'…귀추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이승철 전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의원-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나소열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 뉴시스) ⓒ 시사오늘

4·13총선을 두 달 보름 정도 앞두고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만큼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건 이들이 있다. '대권잠룡'으로 불리는 광역자치단체장들이다. 올해 총선은 2017년도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을 띠는 까닭에, 대권에 뜻을 두고 있는 단체장들로서는 원내에 자기 사람을 배치해 탄탄한 지지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07년 당선은 대권과 총선 간 역학관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역임하던 2004년 총선 당시 탄핵 역풍 속에서도 자신의 오른팔인 정두언 당시 정무부시장을 국회에 입성시켰다. 여기에 핵심 측근인 이재오·홍준표 의원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대권가도를 위한 탄탄한 원내 지지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광역단체장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올해 총선에 '이명박 모델' 벤치마킹에 나선 모양새다. <시사오늘>은 '대권잠룡과 미래권력'에 대해 살펴봤다.

◇"'원'조가 돌아왔다"…원희룡의 남자 '이기재'

'원조' 개혁적 보수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일찍이 여권의 잠룡으로 거론돼 왔다. 그는 정치권에 입문할 때부터 이미 ‘스타 정치인’이었다. 최근에는 5·24 조치 해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굵직굵직한 현안과 관련, 당론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을 지키면서 대중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대권가도를 달리는 원 지사 역시 올해 총선에서 최측근 지원사격에 나섰다. 손을 맞잡은 이는 그의 오랜 참모인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이다.

이 전 본부장은 원 지사가 16대 국회부터 연속 3선을 하는 동안 보좌관으로 실무를 도맡았다. 그는 중간에 청와대 행정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의 경력을 추가하다가 원 지사가 작년 6·4 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되자 함께 제주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로 돌아온 이 전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진 곳은 바로 '양천갑'이다. 양천갑은 원 지사가 제 16대 국회부터 내리 3선에 당선된 곳으로 여전히 그의 영향력이 크다.

이 전 본부장은 총선 출마와 함께 '원희룡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원 지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소신있는 정치인"이라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바로 원 지사가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 역시 이 전 본부장의 출마회견장을 찾아 "옆에 두고 싶은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며 힘을 실어줬다. 지역에서도 '원희룡 모시던 이기재'라는 슬로건이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역구 대물림'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전 본부장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원 지사가 양천갑 의원으로 활동하던 기간 실무적으로 뒷받침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에 대해 세세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기상 원 지사의 뒤를 곧바로 이어 출마한 게 아니기 때문에 '대물림 효과'라는 용어는 지나치다고 억울해 한다.

실제로 양천갑 상황이 이 전 본부장에게 결코 만만치 않다. 당장 당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인 길정우 의원이 이미 자리 잡고 있고 소아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인지도가 상당한 신의진 의원도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정치신인인 이 전 본부장 입장에서는 원 지사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어려운 싸움이다.  

이 전 본부장은 이번 싸움에서 청와대와 제주도청을 거치면서 성숙한 정치·행정 능력을 내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무조건 발로 뛰겠다는 마음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19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부지런히 열심히 뛰겠다는 약속"이라면서 "조금씩 제 얼굴을 익혀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父子의 팔달구, 이어받겠다"…남경필의 남자 '이승철'

여권 잠룡 후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꼭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인물이 있다. 5선 중진의원을 역임한 원조 소장파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그는 제17대 국회 당시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등을 주도하며 여권 내 개혁 쇄신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대한민국을 불안에 빠트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차기 대선주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여야 대표단의 국회 메르스 대책 회동을 이끌어내면서 해당지역 단체장으로서 적극 대처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번에 총선 출사표를 처음으로 던진 이승철 전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의원은 남 지사의 정치행보에 감회를 받은 인물이다.

이 전 의원과 남 지사와의 인연은 지난 2003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경기도 수원병을 지역구로 두고 있던 남 지사가 주변의 추천을 받아 이 전 의원을 사무국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선거본부장을 맡아 당시 탄핵정국에 맞서 남 지사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던 이 전 의원은 해당 선거만 도와주고 나올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9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남 지사를 만나기 전에는 사람들과 술 마시고 정치 욕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웃었다. 손을 털고 나오려던 이 전 의원을 붙잡은 것은 남 지사였다.

이 전 의원은 남 지사에 대해 "보수로 통하는 새누리당에 개혁과 이상을 불어넣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 지사가 역임하면서 경기도의회에 연정이 정착됐고, 도민들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의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남 지사와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한 이 전 의원이 출마지로 팔달구(경기도 수원병)를 낙점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팔달구는 남 지사 부친인 故 남평우 전 의원이 재선을 한 곳이다. 동시에 남 지사가 부친의 작고로 1998년 수원팔달 보궐선거 때 정계에 입문해 5선을 한 곳이기도 하다.

남 지사의 기세를 등에 업었다고 하나 팔달구에는 현재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버티고 있는 탓에 이 전 의원에게도 도전이 될 싸움이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본인만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적어도 팔달구는 제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도 팔달구의 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팔달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그 누구보다도 제가 더 강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현직 서울시장 대리전"…박원순의 남자 '임종석'

야권의 대표적 '대권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총선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시장의 핵심측근인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총선 출마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 전 부시장은 대표적인 '박원순 키즈'다. 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1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불거지자 정치적 휴지기에 들어갔다. 이때 손을 내민 이가 박 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임 전 부시장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직후 서울시장 재선캠프의 총괄팀장 자리를 맡겼다. 임 전 부시장은 이후 정무부시장으로 1년 6개월간 박 시장의 시정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뒷받침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박 시장 아들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 관련 내용을 보도한 MBC 경영진에 형사 고소는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하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처럼 두터운 신뢰관계를 맺은 임 전 부시장이 이번 총선 출마지로 '은평을' 택한 것도 박 시장의 '청사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 전 부시장은 성동을에서 재선한 바 있다. 이른바 '정치적 고향'을 두고 은평을에 출마한 것은 박 시장의 시정활동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에 대해 "은평을은 서울에서 개발이 필요한 최후의 낙후 지역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은평을을 중심으로 서북권 발전의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은평을은 '이명박 모델'에 기여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임 전 부시장이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최측근이고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킹메이커'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전현직 서울시장 대리전'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만약 임 전 부시장이 이번 총선에서 이 의원을 누르고 '은평을 입성'에 성공한다면, '이명박 모델'에 이은 '박원순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박 시장으로서는 대권가도를 미리 닦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임 전 부시장에겐 이재오 의원과 맞붙기 전에 지나야 할 높은 문턱이 있다. 바로 당내 경선이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은평을에서 먼저 활동해온 만만찮은 예비후보들이 있는 것이다. 특히 야권분열에 따라 고연호 전 더민주 은평을 지역위원장이 국민의당 소속으로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임 전 부시장의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시장은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임 전 부시장이 지난해 12월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바로 다음 날 '민생현장 점검'을 위해 은평구 서민 밀집지역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연말을 맞아 취약계층의 삶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임 전 부시장의 선거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 아니겠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임 전 부시장은 "예선과 본선이 모두 어려운 과정이지만 큰 그림으로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면서 "박원순 시장의 지지와 지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충청남도는 '진안 마케팅'…안희정의 남자, 나소열

수도권 바깥에서도 '잠룡 마케팅'이 한창이다.

충청남도에는 야권의 또 다른 차기 대권주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있다. 안 지사는 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잇는 '진성 친노(盧)'로, 긍정적인 지역여론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둔 충청남도에는 안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곳곳마다 걸려있다.

보령·서천에 출사표를 던진 더민주당 나소열 충남도당 위원장은 대표적인 '안희정 라인'이다. 그는 1998년 노무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특별보좌로 안희정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나 위원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 지사의 도정을 뒷받침하며 행복한 충남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성과를 가지고 20대 총선에서 도민 여러분의 신임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안 지사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또 안 지사와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대형 현수막과 명함에 담아 홍보 활동에 활용하는 한편, SNS에서도 안 지사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는 등 '안희정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희정의 정치적 동지'로 논산·계룡·금산에 출사표를 던진 김종민 전 충남 정무부지사 예비후보 역시 "충남도민은 상대를 존중하고, 주권자인 도민과 소통하고 서민을 먼저 챙기는 '안희정 식' 정치에 희망을 보는 것 같다"면서 "안희정에게 발견한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대한민국 전체로 꽃피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안희정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한다. 논산·계룡·금산에서 우리의 손을 잡아주시라"며 노골적으로 ‘안희정 대망론’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김 후보가 두 번째로 도전하는 논산·계룡·금산은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곳으로 '잠룡 마케팅'만으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안희정 라인' 중 유일한 현역인 더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대변인을 세 차례 맡는 등 중앙정치권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박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시가 올해 총선에서 부여·청양과 함께 선거구 통합지역으로 거론되고 있어, 선거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박 의원은 "선거구가 어떻게 주어지든 신경쓰지 않겠다"면서 "그곳에서도 국민은 '진짜'와 '덜 진짜'를 알아볼 것이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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