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인천시, 고개 숙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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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인천시, 고개 숙인 기업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7.1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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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관광단지 지정 취하, 롯데 '정중동'...CJ 취하에 주민 반발 새 국면
환경단체 등으로 부터 숱한 지적을 받아온 롯데건설 인천 계양산 골프장건설과 CJ제일제당의 굴업도 리조트 건설이 안개속을 걷고 있다.

지난 6.2지방선거때 굴업도와 계양산 개발을 반대하던 당시 송영길 후보가 인천시장에 오르면서 상황은 더욱 안좋아졌다. 

완강한 송영길 인천시장에, 최근 CJ는 굴업도 리조트 개발과 관련 인천시에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 취하서'를 제출했고, 롯데그룹역시 실질적 사업진행을 멈춘 상태다.
 
CJ 굴업도 리조트는 물건너 가나
 
지난 6월 24일, 인천 굴업도에 리조트 건설을 준비중이던 CJ그룹의 계열사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옹진군에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 CJ그룹을 개발을 추진했던 굴업도 전경.     © 시사오늘
CJ그룹의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는 골프장, 호텔 등을 갖춘 대규모 휴양관광단지로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난 2006년부터 굴업도 땅을 매입하기 시작, 현재 전체면적의 97~98%가량을 매입한 상태다.

특히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사업은 CJ그룹 이재현회장이 직접 자신의 주식을 끌어다 자금을 대는 등 매우 정성을 들였던 프로젝트라 상당히 높은 관심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관광단지 지정신청서를 낸지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환경파괴 논란으로 굴업도 개발에 대한 현장조사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관광단지 지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환경단체들 역시 굴업도에 매, 먹구렁이, 황조롱이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수 서식해 생태적 가치가 풍부하다며 개발에 반대했다.
 
▲ 이재현 CJ제일제당 그룹회장.     © 시사오늘
그러던 중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굴업도 리조트건설과 계양산 골프장건설에 반대하던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사태는 점점 심각해져 갔다.

인천시장 취임후에도 완강히 반대입장을 펼치는 통에 결국 CJ그룹은 취소원을 던졌다. 

CJ관계자는 "시민들과 더욱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일단 취소안을 냈다"며 "계획을 수정하기 위해 취소안을 낸 것이지 굴업도 개발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계양산 골프장, CJ수순 밟나
 
완강한 인천시 때문인지 CJ는 결국 사업정정을 이유로 허가 취소원을 제출했지만, 롯데건설은 아직까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어 롯데건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계양산 골프장의 경우 롯데가 10년 이상 정성들여온 장기 프로젝트인데다 골프장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대부분 진행시킨 만큼 사업 중단이 어렵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 뉴시스
더군다나 계양산 골프장은 지난해 9월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도 통과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롯데건설에서 골프장건설 실시계획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면 승인요건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벌써부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더불어 환경성 검토 부실 시비 등을 따져 행정적으로 사업중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는 롯데가 신청서를 제출하기전에 미리 손을 써볼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환경과 주민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서다.
 
이에따라 인천시가 먼저 연락을 취해 CJ, 롯데그룹와 각각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과의 대화를 시도 중”이라며 “아직까진 이뤄지지 않았지만 CJ, 롯데와의 대화를 통해 환경과 주민 등 여러 문제들에 관해 더욱 나은 방안을 마련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편에서는 사유재산을 가지고 개발을 하겠다는 것을 왜 무턱대고 막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골프장이 환경을 해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된다. 친환경적으로 짓겠다는데 왜 못하게 하는 건가"라며 "게다가 사유재산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건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산 넘었더니 또 산이네
 
CJ가 취소원을 제출함으로써 일단 환경단체와 인천시는 굴업도에 대해 한풀 꺾인 분위기다.
 
하지만 인천시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고된 생활고에 개발을 기대하던 굴업도 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 송영길 인천시장의 무조건적 개발에 대한 반대 방침으로 인천시에서 개발을 추진하던 여러 기업들이 곤란에 빠져게 됐다.     © 뉴시스
주민들은 굴업도 선착장에 ‘환경단체 입도금지’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굴업도 개발에 첫 ‘태클’을 걸어왔던 환경단체에 대한 원망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딱히 먹고 살게 없는 이곳 ‘굴업도’의 주민은 총 9세대 약 20여명. 이들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어족이 감소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농지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섬의 주민들은 대부분 해양 쓰레기를 줍는 등의 공공근로로 생계를 꾸려나간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물고기가 줄어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다른 지역보다 덕적면 주민들의 공공근로 신청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들에게 섬의 대대적인 개발 소식은 꿀처럼 달았을 터. 하지만 그 기대가 무너지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개발이 잠정 중단되자 패닉에 빠진 덕적면 주민들은 위원회를 만들어 회의를 갖고 시위나 기자회견도 불사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덕적면 주민들의 반발소식을 전해들은 시 관계자는 “시에서 CJ쪽에 취소원을 내라고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러냐”며 “현재 덕적면의 모든 사람들이 골프장 개발을 찬성하고 있지 않고 한 쪽에서는 골프장이 아닌 다른 친환경적인 개발을 원하는 분들고 있다. 환경과 주민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잘 살핀 후 개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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