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大戰]신동빈의 굳히기냐 vs 정용진의 뒤집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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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大戰]신동빈의 굳히기냐 vs 정용진의 뒤집기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2.0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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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너무 다른 2016 유통가 경영…형제 분쟁 1위 롯데에 남매경영 신세계 도전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유통업계의 맞수로 불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너무 다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롯데그룹은 올해도 어김없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해를 시작한 반면, 신세계그룹은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나눠 맡아 올해를 신세계그룹이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좌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시스

‘형제의 난’에서 촉발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27일로 6개월을 넘겼지만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겨냥해 제기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고 밝혀 롯데의 형제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날 SDJ 코퍼레이션은 신동주 SDJ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제기했던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동주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양헌 변호사는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원고 측인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림등사 가처분 신청 2차 심문 기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일 직전에 1만6000장의 회계장부와 관련 서류를 제공 받았다.

또한, 같은 달 23일 3차 심문 기일에서 원고 측이 추가로 요청한 자료 역시, 롯데그룹 측이 지난달 29일 모두 전달했다. 이에, 원고 측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므로 법원 절차를 종료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는 “롯데 측은 현재 진행 중인 호텔롯데에 대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낭비 없이 롯데쇼핑의 전례에 따라 자발적으로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그룹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날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의 악의적 소송으로 기업가치에 타격을 입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상대로 제기했던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신 전 부회장 측이 취하한 것과 관련해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은 회사와 주주 공동의 이익을 반하는 악의적인 소송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SDJ 측의 소 취하 결정은 자신들이 소송의 빌미를 꾸준히 주장했던 중국사업 손실 의혹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DJ 측이 야기한 불필요한 논란으로 인해 롯데는 기업가치에 환산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면서 “향후 이번 일과 같은 근거 없는 의혹제기로 기업을 괴롭히는 행위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형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일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현황을 확인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해 롯데그룹에 대한 국적 논란도 다시 제기됐다.

조사결과 일본 롯데의 16개 계열사가 국내 롯데 11개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롯데가 사실상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눈초리다.

이날 공정위는 “일본 회사가 롯데 계열사라는 점을 확인했고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정돼 사건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조사 결과 광윤사·롯데홀딩스 등 16개 해외계열사는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등 11개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4개 기업은 일본 롯데계열사의 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산롯데호텔은 광윤사·롯데홀딩스·L투자회사 등 14개 일본계열사가 전체 99.99%의 지분을 차지했고, 호텔롯데도 일본계열사 지분이 99.28%에 달했다. 롯데물산은 68.9%, 롯데알미늄은 57.8%가 일본계열사의 지분이었다.

국내 롯데 계열사(86개) 전체 자본금 4조3708억원 중 해외계열사가 소유한 주식가액은 총 9899억원으로 전체 2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1개 국내계열사는 그간 공정위에 제출하는 주식소유현황에서 일본계열사를 해외계열사로 밝히지 않고 ‘기타주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주식소유현황 허위신고 및 허위공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 미·허위제출(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일본계열사의 지분 현황 공개에 공정위는 “롯데는 일본기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통해 오히려 롯데의 국적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정용진-정유경 남매, 3세 경영 박차

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작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각각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나눠 맡아 신세계그룹 도약에 나섰다. 정용진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현금 창출이 원활한 이마트를 통해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투자 사업을, 정유경 사장은 시내면세점을 각각 전담한다.

지난달 28일 신세계는 올해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그룹 전체 투자규모가 3조5000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또한 전체 투자규모를 4조1000억원으로 확정한데 이어 연간 1만4400명을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신세계 측은 “유통업계가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내수 경기 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오는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 고용 17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올해부터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인 하남을 시작으로 고양삼송, 안성, 대전, 인천청라 복합쇼핑몰 등 10여 개의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갖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말 오픈 예정인 하남유니온스퀘어에 약 1조원이 투자된다. 하남시 신장동 하남지역사업 2지구 내 부지면적 11만8000㎡(3만6000평)에 건축 연면적 46만㎡(13만9000평) 규모로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초대형 복합쇼핑몰로 건립된다. 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 트레이더스, 패션전문관, 영화관, 공연 및 전시시설 등이 들어선다.

복합쇼핑몰이 완공되면 5000여 명의 직접고용 창출효과 및 중국·일본 등의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연간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향후 신규점 진출을 위한 선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매장 리뉴얼·증축,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사업 강화, 베트남 등 해외사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3곳의 점포 오픈과 2곳의 중·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신규로는 하남유니온스퀘어를 포함해 신세계김해점 [연면적 14만4500㎡(4만3700평), 매장 면적 4만6300㎡(1만4000평), 8월 오픈], 신세계대구점 [연면적 약 29만7500㎡(9만 여평), 매장 면적 9만9200㎡(3만 여평), 하반기 오픈]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증축·신축으로는 신세계강남점 [신관 5개층 증축, 지하1층 매장화 3만1100㎡(9400평), 2월 오픈], 센텀시티 B부지 [연면적 12만2300㎡(3만7000평), 매장면적 5만7900㎡(1만7500평), 3월 오픈]가 차례로 오픈함으로써 그 결실을 맺을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 내수 회복을 통한 소비 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롯데가 비록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서로 힘을 합쳐 위기 돌파를 하지 않으면 예년만한 매출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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