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④-호남]"안철수, 호남서 이길라믄 바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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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④-호남]"안철수, 호남서 이길라믄 바껴야제"
  • 광주=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2.09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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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란불' 더민주-'노란불' 국민의당, 각축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광주 오지혜 기자)

새누리당의 진박논쟁, 제1야당의 분당, 19대 국회의 점입가경 공회전…, 다사다난했던 1년이 또 지나고 다시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돌아왔다. 제 20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사오늘>은 4일부터 9일까지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전국 민심을 들어봤다.

20대 총선까지 두 달 남짓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 여론은 어떨까. <시사오늘>은 호남지역의 길거리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광주 충장로를 찾았다.

▲ 광주광역시 충장로 입구에서 길거리 민심을 들어봤다. ⓒ 시사오늘

설날 당일인데도 충장로는 인파로 북적였다. 거리 입구에서 만난 이모 씨(54·남·광주 남구)는 "국민의당 창당으로 3각구도가 된 것은 정치적 발전"이라고 지지한 반면, "국민의당이 성공하려면 안철수가 대선불출마를 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최근 창당대회를 가졌다.
"국민의당이 창당돼 3각구도가 된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안 대표가 말했듯이 기득권 양당체제 아래 국회는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국민의당이 견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자민련도 매번 여당편만 든 건 아니었다. '캐스팅보터' 같은 거다. 국민의당이 양당체제에서 못하는 일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거라 믿는다."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안철수 당'으로 인식되면 성공하기 어렵다. 제3당이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안 대표가 총선 전에 대선불출마를 선언해야 된다고 본다. '내가 대선에 대한 욕심 버릴테니 우리 당 색깔에 맞는 사람들 다 들어오시오' 이렇게 하면 지지율 뿐 아니라 인재도 얻을 것이고 총선에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체제로 전환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걸 보고 있자니 안 대표가 참 사람들에게 마음을 못 얻었구나 싶더라. 대규모 탈당 사태가 있었는데도 더민주에 남아있는 의원들도 많다. 그건 '안철수 따라가기엔 겁난다'는 뜻이다."

-윤장현 현 시장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윤 시장은 색깔이 없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 뭘 잘 하는지 모르겠다. 잘 하는 것도 못 하는 것도 없는 그런 사람이다."

윤 시장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혹독했다. 이는 광주시민이 현 정치에 대해 느끼는 갈증이란 생각을 해봤다.

-이번 총선 때 호남지역은 어느 쪽을 더 지지할 것 같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5 대 5로 나눠가질 것 같다. 새누리당은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국민의당으로 이름표를 바꿀 게 분명하다. 새누리당에서도 이 지역 자체를 포기하니까. 부산의 조경태 생각하면 된다고 본다." 

▲ 지난해 개관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앞에서 길거리 민심을 들어봤다. ⓒ 시사오늘

충장로 뒷편에 있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거리를 지나던 박모 씨(60·남·광주 동구)는 "올해 총선에서 호남지역은 더민주 6, 국민의당 4 정도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지역 판세를 예측해본다면.
"더민주가 6, 국민의당이 4 해서 더민주가 승세를 보일 것 같다. 무엇보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서 가능성을 못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여론조사도 그렇고,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임팩트가 없다. 달리 말하면, 시대정신을 이끌고 갈 만한 정체성이 안 보이고 정책 문제에서도 차별화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지향점인 '제3당'이 차별화 아닌가.
"새누리당, 더민주가 아닌 제3당 포지션은 주장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정책이 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누리과정 예산 책임에 있어서 새누리당은 지자체를, 더민주는 중앙정부를 지목했는데 국민의당의 입장은 뭔가. 이처럼 국민의당은 현안에 대한 똑부러진 말이 없다. 그네들 주장대로 중간 지점의 정체성을 잘 못보여주니까 제3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거다."

-정치력의 문제인가.
"안 대표의 머릿속에는 대략 정리가 돼 있는 것 같은데 막상 현실에 부딪치니 어려워지는 거다. '이승만 국부론'도 당 정체성이라면 그대로 유지했어야 했는데 철회하지 않았나. 그러면서 김종인 국보위 전력은 비판하고. 그런 식이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거다. 신학용 의원 영입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을 때는 기소 단계만 가도 배제해야 한다고 하더니 이번에 받아줬지 않나. 안 대표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지난 1년 내내 문재인 전 대표한테 들이밀었던 그 잣대를 자기한테 적용해보라는 거다. 친노패권 비판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박선숙 사무총장 등 친안패권 지적하고 있지 않나."

-김종인 체제로 전환된 뒤 더민주는 어떻게 평가하나.
"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종인 위원장이 딱히 잘했다기보다 그간 지도부를 공격하던 분파주의자들이 나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중심을 잘 잡아준 것 같다. 친노패권은 분명 잘못됐다. 그러나 사라졌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이해찬을 비롯해서, 이인영 우상호 최민희 다 운동권 출신의 친노계파 아닌가. 이번에 공천결과를 봐야한다.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낙천을 받아들이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하면 다행이지만 무소속으로라도 나온다고 하면 난장판될 거다."

한편, 아시아문화정당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 한모 씨(24·여·광주 남구)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는 한 대답하겠다"고 인터뷰에 응했다.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 자주 하나.
"장난식으로 대통령 탓은 자주 한다. 뭐만 있어도 '이게 다 대통령 때문이야'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 대통령 임기 얼마나 남았나 서로 농담으로 묻기는 해도 이번 총선에 어떤 당이 돼야 한다든가 친구와 이야기해 본 적은 없다."

-젊은세대에도 지역감정이 남아있나.
"스무살 때 재수를 했는데 수도권에 있는 학원에 다니다 보니 전국에서 온 아이들이 모였었다. 그 중엔 대구에서 온 친구도 있었는데 가끔 궁금한 걸 물어보긴 했다. 예를 들어, 일전에 대구에 여행갔을 때 서점 전체에 박 대통령 자서전이 베스트셀러로 진열돼 있어서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 지역 분위기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자기네들보다 부모님 세대가 생각이 확고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정치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았다. 친구 이야기처럼 우리 또래들은 좀 더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에 대한 이미지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비슷한 것 같다. 반면, 새누리당은 좀 껄끄럽다. 2012년 대선 때도 새누리당이 되면 안 될 것 같아서 문재인을 찍었다. 이번 총선에는 공약집 전부 읽어보고 뽑으려고 하지만 솔직히 당이라는 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당 자체의 색이 있기 때문에 그 후보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각각 주요 인사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지난 대선 때 문 전 대표가 참 사람좋은 이미지였다. 그런데 결국 안 대표가 양보해준 것 아닌가. 문 전 대표에 더 많은 비난이 쏠리는 이유는 대권에 욕심을 부린 것은 좋은데 결과를 못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꾸 대표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니까 자기 이익을 챙기는 사람처럼 비친 것 아닌가 싶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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