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과 동행]'구로行'…박영선에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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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동행]'구로行'…박영선에 '지원사격'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2.21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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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남구로시장·G밸리 중소기업 방문…"정치인 잘 골라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서울 구로구를 찾아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중소기업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민심행보'에 나섰다.

이날 일정은 '구로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영선 비대위원도 동행해 사실상 총선을 염두에 두고 김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사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낙후된 지역환경과 중국동포(조선족) 주민과의 교류, 가산디지털단지에 둥지를 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 여러 현안이 산재해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 오후 2시, '중국 간판' 남구로시장서 '윷놀이'

▲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대표가 구로구 남구로시장에서 윷패를 던지고 있다. ⓒ 뉴시스

남구로시장 입구에 도착해 들어서니 낯선 억양의 한국말이 들렸다. 또 시장 곳곳에 상품을 설명하는 중국어 표기도 눈에 띄었다.

구로구는 영등포구와 함께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지역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선족은 7만7천여 명으로, 대부분이 이 두 지역에 거주한다.   

한국과 중국이 혼재돼 있는 독특한 시장 내부를 둘러보다가 안쪽까지 들어가니 '남구로시장 척사대회' 행사 내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그 옆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환영합니다"라는 글씨도 보였다.

척사대회는 정월대보름(오는 22일)을 맞이해 여럿이서 모여 벌이는 윷놀이 대회를 말한다.

장소에 도착하니 박 위원과 이성 구로구청장 등이 모여 윷놀이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윽고 김 대표도 도착해 윷놀이에 합류했다. 패가 나올 때마다 탄성이 터져나왔다.

몇몇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윷판을 살펴보며 "저 사람 더민주당인가?" "아이고. 이상한 거 자꾸 나오네. 어쩌면 좋나"며 한마디씩 던졌다. 

윷놀이를 마친 뒤 김 대표와 박 위원은 시장 가게를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는 파키스탄 출신인 젊은 생선장수를 만나 "성실하다"며 격려했고, 정육점과 전(煎) 가게 등을 잇달아 들렸다.

중간에 50대 여성 시민이 박 위원에 다가가 "좋아하는 정치인"이라며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지만, 시장을 채우고 있던 대부분의 조선족 주민들은 멀찍이 지켜보거나 무심히 지나쳤다.

◇ 오후 3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정치가 바뀌어야 경제 바뀐다"

▲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이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을 둘러보고 있다. ⓒ 시사오늘

시장을 둘러본 김 대표와 박 위원은 '구로디지털단지'로 자리를 옮겼다.

구로디지털단지는 서울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 중 구로구에 속한 곳으로, 금천구에 속한 부분은 가산디지털단지라고 불린다.

구로공단은 1964년부터 1974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수출산업공단으로 조성돼 '한국 산업화의 중심'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000년에 서울디지털단지로 이름이 바꼈고 정부 주도 아래 정보통신산업(ICT) 중심의 벤처타운으로 변신했다.

구로디지털단지는 남구로시장과 자동차로 5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현대식 고층 빌딩과 반듯한 도로 등 깔끔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김 대표와 박 위원은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 '하나지엔씨'를 직접 방문, 해당 설비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JNK디지털타워에 위치한 G밸리 기업전시관으로 이동, 박동일 하나지엔씨 대표와 가재혁 제이에이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노웅희 에듀메카 대표, 문재웅 제이컴정보 대표 등과 함께 기업인 간담회를 가졌다. 

김 대표는 간담회 인사말에서 "이른바 구구팔팔(9988), 99%의 중소기업이 88%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발전하는 데는 여러 제한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는 60년대 이래 수출 대기업 위주로 경제정책을 해왔기 때문"이라면서 "1987년 헌법 개정 당시에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도 경제운영의 틀을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이 더민주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에 가장 앞선 사람이라 도와주러 온 것"이라며 박 위원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부드럽게 시작한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인들의 성토가 이어지면서 다소 격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은 일년에 만 원이라도 적자가 나면 은행에서 빌려준 돈 다 가져간다"면서 "어쩔 수 없이 분식회계 해서 흑자를 내는데 그러면 세금을 내야 한다. 돈 빌려서 세금내는 것"이라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망하면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 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가 대표는 "정치계에 기업이나 경제계 출신은 극소수"라면서 "경험이 없으면 우리들 이야기를 들어도 금방 잊어버린다. 여야 할 것 없이 산업계 출신이 많이 나와서 의지를 가지고 중소기업 환경을 개선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산업 발전과 중국 수출전략 관련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 사정을 직접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가 바뀌어야 경제도 바뀌기 때문에 여러분이 정치인을 잘 골라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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