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공격적인 행보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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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공격적인 행보가 갖는 의미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2.2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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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승계 선점 본격 가동 신호탄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올해 유통업계 오너 중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승계구도에 유리한 구도를 선점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으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18일 이마트는 온라인몰, 소셜커머스 등 모든 유통업계 채널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초저가 가격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전략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첫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8일부터 3일간 최저가 기저귀 판매행사를 벌인 결과 총 2만1408개를 팔았다. 이는 이마트가 지난 2014년 11월 창립행사 때 3일간 판매한 기저귀 4565개(온·오프라인 합계, 하기스 기준)보다 훨씬 많다. 3일 판매량 기준으로 ‘역대 최다’다.

이마트는 이번 성과에 자심감을 얻고 기저귀 다음으로 예정하는 행사도 애초 계획보다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정 부회장의 가격 전쟁선포가 사실상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을 겨냥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쿠팡은 최저가와 ‘로켓 배송’을 무기로 최근 기저귀를 비롯한 유아용품 판매를 급속히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은 전년 대비 26.3%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에서도 이마트는 2015년 매출이 2014년에 비해 4000억 원 가량 증가한 12조8336억 원을 올렸다. 반면 쿠팡은 2015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무려 430% 늘어난 1조5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가격전쟁이 쿠팡을 대상으로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공격경영이 승계에서 한발짝 나아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먼저 정용진 부회장의 신년 메시지를 보면 이같은 분석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3일 신년메시지를 통해서 “신세계그룹은 세상에 없던 놀라운 콘텐츠(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를 진정한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국민 라이프 쉐어(Life Share;삶의 공유) 기업’을 구상하고 있다. 고객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최저가 가격전쟁은 그동안 재벌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한 번에 불식시킬 수 있는, 또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재벌 오너라는 이미지 각인에 더 없이 좋은 방법이다.

이같은 정용진 부회장의 공격적이면서 고객 친화적인 행보가 승계 구도에서 선점을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 걸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연초부터 공격적인 경영으로 업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 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행보가 남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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