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위 없다④]대한항공 난제해결,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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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위 없다④]대한항공 난제해결, '첩첩산중'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2.22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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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성장과 오너리스크에 '흔들'…"재무구조 개선 우선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A380 항공기 ⓒ 대한항공

"어떤 기업이든 영원한 1위는 없지 않겠습니까."

국내 항공업계의 역사를 이끌어 온 대항항공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항공기 158대 보유, 전세계 46개국 129개 도시 취항이라는 타이틀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7000억 원의 순손실이 자리잡고 있는 것.

이는 최근 저가항공사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과당 경쟁과 달러 강세로 인한 외화부채의 손실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해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조종사 노조의 파업 결의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실적 회복 기대감은 요원하기만 하다.

대한항공, 온실 속 화초? 저가항공사 경쟁에 '울상'

앞서 대한항공은 1969년 국영항공공사 인수를 통해 설립된 국적항공사로써 사실상 수십년 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바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항공산업 자체가 고도의 기술력과 정부의 인허가 등 높은 진입장벽을 필요로 하는 탓에 1988년 세워진 아시아나항공 외에는 적수가 없었다.

유일한 라이벌인 아시아나항공조차도 실적 면에서는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 다만 2006년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상업 운행을 시작하면서 대한항공의 독주 기세는 한풀 꺾였다.

특히 제주항공에 이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의 저가항공사들이 공격적인 노선 확장과 고객 마케팅으로 성장을 거듭, 대한항공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이들 항공사는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선을 비롯해 동남아 노선 등의 여객 수요를 흡수하며 대한항공의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저가항공사들이 등장하기 전인 2005년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7조5840억 원을 나타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330억 원, 2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5년 실적을 살펴보면 여객 수요의 꾸준한 증가 속에 매출(11조5450억 원)과 영업이익(6270억 원)은 늘어난 반면 당기순이익은 -7030억 원을 기록,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빚덩이'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 '비상'

업계는 대한항공의 부진이 저가항공사와의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감소 뿐만 아니라 외화환산손실이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6조2700억 원이 넘는 차입금을 떠안고 있다. 이 중에는 보잉社 등과 항공기 구매계약에 따른 외화 부채도 6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약 1050%로 자본잠식이 심각한데다 전체 차입금 중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금융부채의 비중도 약 31%에 달해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단 대한항공은 노후 항공기 매각을 통해 1091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계속되는 달러 강세에 외화 부채 규모는 나날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에 따른 여객 증가와 비용 절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부채 증가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특히 환율 리스크의 근본적 원인인 외화 부채를 줄이지 못한다면 저가항공사들이 저유가 속 호황을 누리는 사이 상대적인 경영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지난 2014년 4000억 원을 투입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한진해운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해 부실 투자 책임마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항공 부진, '땅콩회항'도 한 몫

국책 항공사의 지위에 있는 대한항공이 내리막길을 걷게된 데에는 지난 2014년 말 발생한 일명 '땅콩회항' 사건의 영향이 컸다.

땅콩회항은 지난 2014년 12월 5일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 예정이던 여객기가 탑승 게이트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시로 되돌아 온 사건이다.

당시 1등석에 탑승 중이던 조 전 부사장은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 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으며 난동을 부렸고, 해당 여객기의 수석 승무원인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해 문제가 됐다.

이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 등의 혐의로 구속, 징역 1년을 선고받아 143일 간 수감된 바 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5월 22일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풀려났지만 대한항공이 국민적 지탄과 갑질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해당 사건이 당사의 실적과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의해 달라"고 밝히며 사실상 회사의 유무형적 손실을 시인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한 박 사무장이 미국 퀸스 카운티 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 노사갈등 점화…'첩첩산중'

오너리스크에 흔들렸던 대한항공은 사내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까지 곪아터지며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을 강행하기로 결의했다.

노조 측은 지난 10년간 임원진 임금만 올랐다는 점을 성토하며 37%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대한항공은 일반 노조와 동일 수준인 1.9% 인상안을 고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최악의 경우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운항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항공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됐다는 점을 들며 일정 비율의 조종인력이 유지돼 파업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종사들 사이에서 대우가 좋은 저가항공사나 중국 항공사로 이직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며 "전문 인력의 유출로 인한 경쟁력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를 함께 운영하는 투트랙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산적한 내부 문제들과 내실을 다져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올해 매출 목표 12조 원 달성과 수익성을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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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2016-03-07 12:10:06
기사 보고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