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초청강연] 국민의당, '정운찬 잡기'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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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초청강연] 국민의당, '정운찬 잡기'에 총력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2.2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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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안철수, "동반성장과 공정성장, 기본적인 문제인식 비슷"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와 정운찬 전 총리 ⓒ 뉴시스

총선을 50일 남기고 야권이 경제화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23일 '동반성장'의 아이콘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초청, '동반성장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대상은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였다.

이날 강연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정 전 총리의 마음이 한쪽으로 기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 전 총리 강연이 예정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은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가 되자 예비후보, 당직자, 취재진 등으로 북적거렸다. 현장에서 나눠준 강연자료는 금세 동이 나 당직자와 취재진이 서로 빌려보고 복사해야 할 정도였다.

국민의당 지도부와 정 전 총리가 함께 등장하자 박수 소리와 함께 플래쉬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정 전 총리를 가운데 두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이 착석했다. 그간 미디어 노출이 적어 계파 갈등설이 제기된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과 최근 입당해 여론의 관심이 쏠렸던 이상돈 교수도 함께했다.

중간에는 동교동계 원로인사인 정대철·권노갑 전 고문도 양 끝에 자리잡아, 국민의당이 '정운찬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였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은 국민의당의 중요한 정책 기조와 기본적으로 문제 인식이 유사하다"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빈부 격차, 세대 격차, 지역 격차, 남녀격차 등 꿈꾸기 어려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어 "이 매듭을 끊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면서 "정 전 총리가 그간 깊게 생각해 온 해결책을 많은 기대와 함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위원장은 "정 전 총리가 전날 서울대 수업을 폐강 요청했는데 오늘 국민의당 강연이 있어 취재진 전화가 쇄도했다"면서 "오비이락이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국민의당에 건너오시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청중석에서 박수가 나오자, 정 전 총리는 "제가 굼떠서 아직 정치활동에 대해 정하지 못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정 전 총리의 이날 강연은 동반성장의 개념, 사회적 역할, 구체적 방법, 추진 계기, 추진 효과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정 전 총리는 동반성장을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라고 규정했다. 이어 "전체 파이를 100에서 110으로 키우는 동시에,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반반이 아닌 53 대 57로 나눠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은 극심한 빈부 격차를 겪고 있다. 기업들 상황만 봐도 4대 재벌기업 연간 매출이 30년 전에는 전체 GDP의 20%였는데 지금은 60%"라고 지적하면서 "한국 경제의 힘이 한 군 데로 쏠린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소비와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소비는 늘리기 어렵다"면서 "투자주체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문제는 자금은 많지만 투자할 곳이 없는 것인 반면, 중소기업은 투자할 곳은 많은데 자금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지원'과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각기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편, 동반성장에 관심 갖게 된 계기에 대해 후원자였던 마이크 스코필드 박사를 언급, "한국은 부자가 빈자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일생을 빈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사업을 하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 ⓒ 뉴시스

강연 말미에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경제민주화'와 안철수 대표의 '공정성장론'에 대한 개인적 의견도 내놓았다.

정 전 총리는 경제민주화와 관련, "경제라고 하는 커다란 교환체계에서 잠재적 당사자들이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유롭게 교환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 경제적으로 민주화된 사회"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음 교환기회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성장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공부를 못했지만, 관련 자료를 읽어봤을 때 공정한 거래, 창조를 위한 벤처기업 육성, 사회적 패자부활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정성장, 경제민주화, 동반성장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정리했다.
 
강연이 끝나고 세미나실을 나서는 권은희 의원은 소감을 묻는 기자에 "정 전 총리가 말하는 동반성장은 국민의당 기조와 많이 닮았다"면서 "당에 들어오셔서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면서 "어느 당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보고 입당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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