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잊을만하니 ‘석면’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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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잊을만하니 ‘석면’ 파동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4.2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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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메디앙스, 한국콜마, 베비라... 등 11개사 베이비파우더 석면 검출

지난해 10월 전 국민이 '멜라민 파동'으로 공포에 휩싸인 것도 잠시,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베이비파우더에서 1급 바람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지난 4월 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에 판매중인 국산 베이비파우더 14개사의 3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8개사 12개 제품에서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위해물질인 석면이 나온 제품으로는 보령 메디앙스의 4개 제품과 베비라의 2개 제품, 한국 콜마와 성광제약, 락희제약, 대봉엘에스, 한국 모니카제약 등 11개 제품, 그리고 덕산 약품 공업이 공급한 원료 제품이다.

한국콜마의 제품을 제외한 10개 제품은 모두 덕산 탈크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식약청은 "탈크의 석면이 함유되게 되는 이유는 주로 제조 과정상에서 자연적으로 혼제하고 있는 석면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특성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이미 몇 년 전 부터 탈크 속 석면을 화장품 등의 원료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는 위해성 성분이다. 그만큼 인체에 미치는 발암 위험성으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제품은 제조·수입·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     © 시사오늘

석면 베이비파우더에 소비자들 뿔났다
그러나 주로 아이들이 땀띠 제거용으로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후 4개월이 지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씨(울산 중구)는 "이번 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깨끗하고 해 되지 않는 것을 주고 싶습니다. 모든 엄마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 들도(적발된 업체) 이런 저희 엄마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급기야 지난 7일 한국소비자원은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와 관련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의 피해보상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며 "피해 소비자수가 50명 이상 접수될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보원은 "7일 오전 10시까지 이 제품(석면이 검출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로부터 제품 교환 및 환급, 신체적·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상담건수는 무려 63건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었다.

유통업계에서도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11개 전 매장에서 판매 중이던 베이비파우더 7개 제품 중 석면이 검출된 보령메디앙스 제품 3종을 모두 철수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석면이 검출된 보령메디앙스 제품 4종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7종 등 총 11가지 베이비파우더 제품을 매장에서 퇴출 시켰다.

이 같은 판매중단 조치는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옥션은 석면이 검출된 11개 제품 가운데 보령메디앙스, 락희제약 등의 6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석면 검출 사실이 확인된 부터 이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지했다.
 
▲     © 시사오늘

보령메디앙스의 졸속 사후관리에 소비자들 ‘분통’
소비자들은 보령메디앙스의 졸속 사후관리로 다시 한번 경악 했다.
사건이 불거진 지난 2일 이후, 고객센터의 전화는 전부 불통이었다. 이에 가뜩이나 속이 탄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극케  했다. 보령메디앙스의 고객센터는 물론 일반 관리직 전화마저 일체 불통됐다. 아예 전화 신호음 자체가 울리지 않아 전화를 고의로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 마저 일었다.

또한 지적을 받은 보령메디앙스가 홈페이지에 걸어놓은 팝업창 형태의 '안내문'도 지적을 받아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보령메디앙스 측의 안내문은 "품목허가 기준에 적합하게 제조·생산하고 있던 중 탈크 성분에서 미량의 석면이 검출돼…"등의 표현을 사용해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잘못된 원료를 사용한 책임을 미루고 '희생양'인 듯 하는 변명에 급급한 인상을 준 것이다.
결국 '사과하지 않은' 보령메디앙스의 '안내문'에 네티즌들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뒤늦은 지난 3일에서야 보령메디앙스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된 '사과문'을 팝업창으로 띄웠다.
변경된 사과문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완벽하게 대처하지 못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저희 제품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모든 소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깊이 사과드립니다"고 적혀있다.
한국콜마와 베비라의 유씨엘은 상반되게 즉각 홈페이지를 통해 깊은 책임을 통감 한다는 사과문을 공지함으로서 보령메디앙스의 사후관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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