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컷오프, 기준 '모호'…친노 입김 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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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컷오프, 기준 '모호'…친노 입김 불었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2.2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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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기·홍의락-배재정·은수미, 엇갈린 운명…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제1차 컷오프 명단 공개로 더불어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 김현·백군기·임수경·홍의락 등 비례대표 국회의원 컷오프 기준에 대한 말이 많다는 후문이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창선)는 지난 24일 총 10명의 소속 의원들에게 공천 심사 배제(컷오프)를 통보했다. 컷오프 인사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은 김현·백군기·임수경·홍의락 의원 등 4인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공천위는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컷오프 인사를 가렸다. 평가위는 △의정활동 △다면평가 등을 기준삼아 비례대표 의원들을 평가했다. 조은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평가위 활동을 마치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는 모든 방식과 절차를 동원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컷오프 평가 기준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친노(친노무현)계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24일 기자와 만난 한 더민주 중앙 당직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한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많다. 의정활동 부문에서는 컷오프 4인보다 떨어지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상당수"라며 "특정 세력(친노)이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고 전했다.

더민주 비례대표 20인 의정활동 살펴보니…

▲ <시사오늘>이 분석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정성적. 파랗게 표시된 부분이 상위권, 붉게 표시된 부분이 하위권이다 ⓒ 시사오늘

<시사오늘>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 20명(신문식 의원 제외)의 의정활동을 분석해 봤다.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원회 출석률', '대표발의 건수', '처리된 법안건수(원안가결·수정가결·대안반영폐기)' 등 각 항목에 의원들의 순위를 1~20위까지 매긴 뒤, 4개 항목 순위를 합산해 점수를 집계했다. 합계 점수가 높을수록 의정활동이 미흡한 의원이다.

그 결과, 1차 컷오프 대상 홍의락, 김현 의원 외에 배재정, 은수미, 김기식 의원 등이 하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컷오프 인사 백군기, 임수경 의원의 이름은 상위 6위권 내에 있었다.

본지는 다른 중요한 현안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원회 출석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표발의 건수', '처리된 법안건수' 항목만을 놓고 따로 순위를 매겼다.

여기에서는 홍의락, 김현, 은수미, 배재정, 백군기 의원이 하위 5위권이었고, 임수경 의원은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컷오프 인사 4인 가운데 3인이 하위권에 위치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했을 때, 홍의락·김현 의원이 1차 컷오프 대상이 된 것은 평가위의 평가 기준 가운데 △의정활동 부문에서 크게 미흡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수경 의원은 △다면평가 부문에서 저평가를 받았을 공산이 크다. 임 의원은 '탈북자 욕설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인사다. 김현 의원 역시 폭행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 <시사오늘>이 분석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정성적(가나다순) ⓒ 시사오늘

배재정·은수미, 컷오프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의아한 것은 백군기 의원이 컷오프 대상에 들어간 점, 그리고 배재정, 은수미 의원이 컷오프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다.

백 의원은 <시사오늘>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대표발의 건수', '처리된 법안건수' 항목에서 낮은 순위에 위치했지만,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 출석률' 부문에서 이를 만회해 상위 6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백 의원은 4성 장성 출신임을 십분 활용해 국방위원회에서 활약한, 야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안보 전문가다.

반면, 배 의원과 은 의원은 모든 항목에서 낮은 순위를 보여 홍의락 의원과 더불어 최하위 3위권에 들어갔다. △다면평가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은 이상, 두 사람은 컷오프 대상에 분류돼야 하는 것이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의 한 보좌관은 25일 오전 기자와 한 통화에서 "비례대표의 다면평가 세부 기준으로는 자신의 전문성을 얼마나 활용했는지, 그리고 여론조사 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배 의원과 은 의원은 각각 언론·교육, 노동·복지 쪽에서 자기 할 몫을 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배 의원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다면평가 세부 기준이 실제로 이와 같다면 백군기 의원은 전문성을 잘 활용하고, 배 의원과 은 의원보다 의정활동 성적이 좋으면서도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또한 배 의원이 야권의 험지 부산 사상에서 새누리당 후보들과 경쟁하고 있음을 고려했다면, 부산보다 더 어려운 대구 북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홍의락 의원 역시 고려했어야 했다는 말도 나온다.

홍 의원과 함께 대구에서 20대 총선을 치를 예정인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은 험지 중 험지라는 대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다.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의 판단을 강도 높게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더민주 일각에서는 제1차 컷오프에 친노계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더민주의 한 핵심 중앙 당직자는 지난 24일 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백군기 의원은 19대 총선 비례대표라는 이유로 친노계로 분류돼 왔지만, 사실 백 의원은 박지원 의원의 추천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배재정 의원, 은수미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와 친분이 깊지 않느냐"며 "구설수에 오른 친노계 인사들을 적당히 껴서 객관적인 그림을 보여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입김이 작용한 것 같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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