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스폰서의 실체] 숨겨진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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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폰서의 실체] 숨겨진 진실은?
  • 최진철 기자
  • 승인 2009.04.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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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슬픈 진실
요즘 연예계 화두는 미모의 여성 연예인들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이른바 스폰서에 꽂혀 있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故 장자연의 죽음으로 갑자기 수면 위에 떠올랐지만 스폰서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암묵리에 스타가 되고 싶은 연예계 신인들의 돈줄 역할을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04년 한 여배우가 캐스팅과 관련해 한 영화감독이 성상납을 제의했다고 폭로한 적이 있었다. ’09년 장자연 문건으로 여배우들의 스폰서, 술 접대와 성상납, 캐스팅 카우치는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는 영화감독, PD, 작가, 광고주, 매니저들에게 잠자리(성상납)를 제공하고 배역을 받거나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총괄해서 지칭하는 말이다.
 
▲     © 시사오늘

 
◇연예인들이 밝히는 스폰서 실체


가수 아이비(27)는 1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스폰서 제의를 받은 적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동갑내기 유명 작곡가 김태성씨와의 열애설이 터진 이후였다. 김씨와 사귀는 것이 그를 이용해 컴백 앨범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비난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다.
“주변의 사람을 통해 힘든 부분을 도와주겠다, 만나만 줘도 3억을 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제안까지도 받은 적도 있지만 당연히 거절했다. 실질적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돈에 눈이 멀어 남자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어 하는 신데렐라라면 이런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재력가를 만나지 뭣 때문에 김태성 같은 사람을 만나겠나. 마음만 먹으면 솔직히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 한 다리만 건너도 그런 사람들 쉽게 찾을 수도 있다”며 연예계 스폰서의 존재가 공공연한 사실임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스폰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비열하고 바보 같은 방법을 쓰면서까지 연예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로 없다. 연예인을 하지 않더라도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저희 집은 평범하게 밥 먹고는 살 수 있는 가정형편이다.”
30대 후반의 영화배우 정세희도 1월 OBS 경인TV의 ‘독특한 연예뉴스’와 인터뷰에서 “3차례에 걸쳐 스폰서를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세희는 “두 번 연속으로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고 했고, 잇따라 거절하자 세 번째는 백지수표를 제안했다”며 “노출 있는 영화를 찍은 배우지만 한 겨울에 얼음을 깨고 베드신을 찍고 뙤약볕 아래에서 에어컨 없이 노출 연기했다. 열정을 갖고 연기를 하고 있는데 돈으로 사겠다는 건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기분도 좋지 않아 분명하게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탤런트 함소원(31)도 백지수표를 받은 경험을 들려줬다. 지난해 OBS 경인TV ‘쇼영리포트-섹시스타가 사는 법’에 출연, “2003년 섹시 화보집을 낸 이후 좋은 반응을 얻자 백지수표를 제안 받았다. 당시 내가 낸 화보집이 가장 판매가 잘 됐던 탓”이라고 고백했다.
요즘도 섹시화보집 제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절하고 있다. “촬영 전에 몸을 보호하기 위한 수백억대의 보험까지 제안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당분간 섹시화보를 촬영할 생각은 없다.”

연예인을 꿈꿨던 레이싱 모델 최혜영도 2005년 은밀한 유혹을 받고 연예계에 환멸을 느꼈다. “19세에 잡지모델로 활동하다 가수로 데뷔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가수가 되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술자리뿐만 아니라 잠자리까지 요구받았다.”

VJ 출신 최은화(23)도 2006년 “연예계 데뷔 후 10여 차례의 성상납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누드 화보를 찍어보자는 제의도 많았고 직설적으로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배우 장유화도 2002년 “한 유명 영화감독으로부터 직접 성상납 제의를 받았다. 연애나 한 번 하러 가자며 노골적으로 성상납을 제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스폰 계약금, 연예인은 얼마나 받을까

일부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스폰을 원하는 측과 연예인의 ‘연결’을 돕는다. 대부분 소속 연예인이지만 때로는 친분 있는 연예인들에게도 자리를 마련해준다.
연예인을 원하는 사람이 재력가이거나 광고주, 대기업 간부일 경우 그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철저한 보안 과정을 거쳐 일이 진행된다. 이 때 중간에서 스폰을 알선해주는 브로커나 일명 ‘뚜쟁이’가 개입한다.

연예인의 지명도와 ‘계약’에 관계한 사람의 수에 따라 그 액수는 달라지지만, 대략 보통의 인지도를 가진 연예인이 1억 원 스폰을 계약할 경우 당사자가 받는 수입은 3000만 원선이라고 한다. 은밀한 작업이다 보니 브로커 라인이 복잡하기 때문에 나눠갖는 비율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중간 개입자가 많아질수록 연예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작아진다.

연예 관계자 C씨는 “30%가 너무 작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계약금 이외에도 생활비와 선물 명목으로 추가 지원을 받기 때문에 결코 적은 배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니저 A씨는 “톱 배우의 경우 3개월에 7억 원, 6개월에 10억 원 등의 계약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70%, 많게는 80%가 연예인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답했다.
 
◇‘어긋난 욕망’들이 빗어내는 스폰 시장 근절돼야

한 사람이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사건의 여파는 끝을 모르고 커지고 있다. 그러나 ‘스폰 시장’은 위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자가 있고 공급자가 있는 한 ‘장’은 선다.
시장에는 스폰을 통해 부와 인지도를 얻고 싶어 하는 일부 연예인들의 어긋난 욕망과 자금난에 시달리는 군소 매니지먼트 대표들, 그리고 권력과 금력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성을 취하려는 스폰서가 ‘적절한 거래 조건’을 타진하며 떠돌고 있다.

스물아홉 살, 푸르디푸른 청춘의 날에 장자연은 죽음을 선택했다. 고인에게 성상납과 술시중을 강요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정당한 거래일뿐이라며 죄의식 없이 이뤄지는 일부 성(性) 거래 ‘연예인 스폰’ 문화도 차제에 근절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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